코스피 6000에도 PER은 역대급 저점..."코로나 때보다 싸다"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5:40
수정 : 2026.04.16 15: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6000선 안착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기업 이익 급증 속도를 주가지수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PER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63배다.
최근 10년 간 12개월 선행 PER이 8배 밑으로 떨어진 적은 올해를 포함해 세 차례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이 번졌던 2018년 10월 30일 7.85배였고,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됐던 지난 2020년 3월 19일 7.77배였다. 이 시기 코스피는 각각 2014.69, 1457.64였다. PER만 보면 지수가 1000~2000선을 맴돌던 시기보다도 현재는 이보다 더 저평가된 셈이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건 주가보다는 이익 추정치 상향이 더 크게 작용한 영향이 컸다. 올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업황 개선을 보이자 증권사들이 일제히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반면, 지수는 중동 전쟁 여파로 5000~6000선에서 횡보세를 그리면서 12개월 선행 PER이 자연스레 저평가 국면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300조원에서 올해 722조원, 내년에는 9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가가 시장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는 중"이라며 "이익 추정치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 한 12개월 선행 PER은 자연스럽게 저렴해지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저PER 국면을 단순한 '저평가 신호'로 해석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12개월 선행 PER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향후 이익 전망을 기반으로 산출됐는데, 이 추정치에 중동 전쟁 이후 거시 변수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2월(145.88) 대비 16.1% 올랐다. 상승률 기준 1998년 1월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전쟁 여파로 3월 수입물가 지수가 급등했고, 이 여파는 1~2개월 후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비용 증가 요인을 고려하면 이익 눈높이가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관건은 전쟁에 따른 이익 추정치 조정 여부가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여파에 따른 원자재 비용 상승이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질 경우 PER이 상향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일부 희석될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선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기보다는 기존 주식 비중을 유지하며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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