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추근덕 좀 멈춰요" 20대 여직원 앞에서 '우쭐' 대는 40대男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8:06   수정 : 2026.04.16 18:04기사원문
미혼 여성 57% "영포티 남성과 연애 주저"
BBC '어린 이성에게 치근덕대는 韓 40대 남성'
젊은 감각보다 '젊은 척' '권위적 태도'가 부담



한때 '젊은 감각을 지닌 40대'를 뜻하던 영포티는 이제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말이 됐습니다. 젊게 살고 싶은 40대와 그 모습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2030의 시선은 어디에서 갈라졌을까요. 영포티라는 말에 담긴 일상의 불편함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 1. 2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40대 선배의 농담을 처음엔 웃고 넘겼다.

"요즘 애들은 어디서 놀아", "주말엔 누구 만나"같은 질문도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비슷한 말이 반복되자 불편해졌다. 업무 이야기는 자주 사적인 질문으로 넘어갔다. A씨는 이후 회식 자리에서 그 선배와 멀리 앉았다.

# 2. 30대 초반 미혼 여성 B씨는 소개팅 상대로 '영포티'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부담이 된다고 했다.나이 차이 자체보다 젊은 척하거나 세대 차이를 부정하려는 태도가 더 신경 쓰인다고 했다. 그는 "편하게 다가온다고 하지만, 상대가 부담스러우면 친근감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영포티 논란은 연애와 직장에서도 이어진다. 원래 영포티는 젊은 감각을 가진 40대를 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게 무리하게 다가가거나, 나이에 맞지 않게 젊은 척하는 40대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연애를 망설이게 한 것은 그의 '젊은 척'


연애를 전제로 한 조사에서도 영포티 남성에 대한 부담이 확인됐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11월 25세부터 34세까지의 미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7%는 영포티 남성과의 연애를 주저한다고 답했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나이 자체보다 태도에 가까웠다. 조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젊은 척하거나 나이를 부정하려 할 것 같아서'였다. 응답 비율은 33%였다. 이어 '세대 차이로 인한 대화·공감 어려움' 30%, '권위적인 태도 우려' 25% 순이었다.

전반적인 이미지도 비슷했다. 응답자의 44%는 영포티 남성을 '권위적'이라고 봤다. 40%는 '세대 차이를 크게 체감한다'고 답했다. '외모나 분위기가 올드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응답도 35%였다.

직장·업무 관계에서 가장 많이 마주친 영포티


이른바 '영포티' 남성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경로는 직장이 가장 많았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직장·업무 관계'를 꼽았다. '취미·동호회 활동'과 '온라인 커뮤니티·SNS'는 각각 16%였다.

영포티 남성을 만나는 경로로 직장·업무 관계가 가장 많이 꼽힌 만큼, 이 논란은 연애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직장에서는 업무 대화와 사적인 말이 쉽게 섞인다. 선배나 상사가 건넨 농담도 상대에게는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직장인 대상 조사에서는 이런 부담이 더 구체적인 응답으로 나왔다. BBC News 코리아가 지난 1월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청년정책 플랫폼 '열고닫기'가 20~49세 직장인 3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영포티라는 말을 들었을 때 '2030을 흉내내는 40대'(58%), '어린 이성에게 치근덕대는 40대'(38%)를 떠올렸다고 답했다.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것은 나이보다 태도였다. 영포티 논란은 패션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어떤 말투와 거리로 다가가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영포티' 경제적 안정성은 장점으로


부담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모든 평가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영포티 남성과의 연애를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들은 경제적·사회적 안정성을 장점으로 봤다. 해당 응답은 39%로 가장 많았다.

외모와 자기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한 응답은 31%였다. 책임감과 진지함을 장점으로 본 응답은 14%였다. 젊은 감각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자기관리와 안정성은 호감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령대별 차이도 있었다. 조사에서 30세부터 34세까지의 여성의 영포티 남성 긍정 인식은 17%였다. 25세부터 29세까지의 여성은 11%였다. 결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 비율도 30세부터 34세까지는 26%, 25세부터 29세까지는 11%였다.

나이가 가까워질수록 안정성과 현실적 조건을 더 보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같은 40대 남성이라도 어떤 관계에서 만나느냐, 어떤 태도로 다가오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졌다.



나이보다 태도에서 갈린 영포티 평가


영포티 논란은 결국 나이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조사에서 부담으로 꼽힌 것은 40대라는 숫자보다 젊은 척, 세대 차이, 권위적 태도였다. 직장인 조사에서는 어린 이성에게 치근덕대는 이미지도 함께 나왔다.

4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게 말을 거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상대가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계속 사적인 관심을 보이면 상황은 달라진다.
말한 사람은 친근감이라고 생각해도, 듣는 사람은 선을 넘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듀오 관계자는 "연애 호감 결정에서 나이 자체보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책임감 같은 성향적 요소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직장 중심의 관계는 연애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소개팅 등 사적 만남에서는 영포티 남성의 안정성과 진지함이 부각돼 오히려 관계 형성이 순조로운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