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잠깐 길러내는 얼갈이배추… 변비 없애고 혈당 낮춰주는 디톡스 식재료
파이낸셜뉴스
2026.04.16 18:21
수정 : 2026.04.16 18:20기사원문
초봄의 전령사였던 봄동의 기세가 꺾인 자리를 이제는 '얼갈이배추'가 묵직하게 채우고 있다.
'봄동 비빔밥'은 최근까지도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하지만 사실 비빔밥에 들어 있던 그 아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정체는 봄동이 아닌 얼갈이배추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배추는 '숭채'라 불리며 기를 내리고 장을 소통시키는 약재로도 쓰였다. 특히 어린 얼갈이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수분 함량이 높고 섬유질이 연해 환절기 독소 배출과 장 건강에 탁월하다. 영양학적으로도 일반 배추에 비해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비타민 C와 칼슘, 철분이 많아 'K로컬 슈퍼푸드'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얼갈이배추의 성질은 기본적으로 서늘(凉)하다. 이는 겨우내 몸속에 묵혀두었던 '속열'을 다스리고 다가올 여름의 더위를 미리 준비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 한의학적으로는 간의 열기를 식혀 눈을 맑게 하고(平肝明目), 장의 진액을 보충해 변비를 해소하는 윤장(潤腸) 효능이 뛰어나다. 겨우내 쌓인 체내 독소, 즉 담음(痰飮)을 배출하는 '스프링 디톡스'의 핵심 식재료인 셈이다.
특히 요즘처럼 혈당 관리가 화두인 시대에 얼갈이는 '혈당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한다. 풍부한 식이섬유가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춰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식사 전 얼갈이 한 접시를 먼저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식단을 완성할 수 있다.
얼갈이 비빔밥도 좋지만 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얼갈이 된장 무침'을 추천한다. 살짝 데친 얼갈이의 물기를 짠 뒤 된장 한 큰 술, 다진 마늘, 들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내기만 하면 되니 간편하다. 된장의 발효균과 얼갈이의 식이섬유가 만나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는 최고의 궁합이 될 수 있다.
봄동이 떠난 자리에 찾아온 얼갈이배추로 몸속 열기를 다스리고, 맑은 기운으로 다가올 계절을 맞이해 보시길 바란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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