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중앙 찢었다' 이정후, 3안타·적시타 원맨쇼… SF 타선 절반 책임진 '머신의 귀환'
파이낸셜뉴스
2026.04.17 11:00
수정 : 2026.04.17 11:00기사원문
슬라이더·싱커·스위퍼 완벽 대처… 그라운드 전역 가른 '부채살 타법' 부활
최근 3경기 타율 0.545 맹폭… 1할 늪 지워내고 시즌 타율 0.246 '수직 상승'
팀 전체 6안타 중 3안타 책임진 가장… 7회초 팽팽한 0의 균형 깬 '결승 타점'
빈공 허덕이던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원맨쇼 앞세워 지독했던 4연패 사슬 절단
[파이낸셜뉴스]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상대로 본격적인 안타 폭격을 시작했다. 특유의 정교한 콘택트 능력이 완벽하게 궤도에 오르며, 빈공에 허덕이던 소속팀을 기나긴 연패의 수렁에서 직접 건져냈다.
이정후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타이밍을 조율한 이정후의 방망이는 5회부터 불을 뿜었다.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시내티 선발 투수 체이스 번스의 6구째 예리한 슬라이더를 결대로 받아쳐 깔끔한 우전 안타를 생산했다.
하이라이트는 0의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에 연출됐다. 1-0으로 얇은 리드를 잡은 2사 2루의 승부처. 이정후는 바뀐 투수 브록 버크가 던진 4구째 몸쪽 싱커를 벼락같이 잡아당겨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상대 투수의 구종과 코스를 완벽하게 읽어낸 타격 기술의 승리였다. 이정후는 이어 터진 케이시 슈미트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추가했다.
야구 천재의 몰아치기는 9회 마지막 타석까지 이어졌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샘 몰의 날카롭게 휘어지는 스위퍼에 정확히 배트를 맞히며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우전, 좌전, 중전 안타를 골고루 때려내며 지난 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쳐낸 전체 안타는 단 6개. 그중 절반인 3개를 이정후가 혼자서 책임졌다. 무기력한 팀 타선 속에서 이정후가 사실상 '원맨쇼'를 펼치며 팀 공격의 활로를 뚫어낸 셈이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이 기간 11타수 6안타, 타율 무려 0.545라는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전날 0.213이던 시즌 타율은 단숨에 0.246(65타수 16안타)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편, 이정후의 맹활약과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선발 투수 랜던 루프의 호투를 묶어 샌프란시스코는 신시내티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무거웠던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시즌 7승(12패)째를 수확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완벽하게 타격 기계를 재가동한 이정후는 오는 18일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3연전에 출격해 4경기 연속 안타 사냥에 나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