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됐다고 믿었던 그 심장, 괜찮을까

파이낸셜뉴스       2026.04.19 07:00   수정 : 2026.04.19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선천성 심장질환은 출생 시부터 심장의 구조적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매년 수천 명의 신생아가 이 진단을 받는다. 수술 및 시술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과거에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했던 복잡 심기형 환자들도 이제는 성인기까지 생존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과제가 시작된다.

수술은 심장의 구조적 문제를 교정해 혈류역학을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환자가 성장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심장과 혈관의 구조 및 기능에는 필연적으로 변화가 생긴다. 판막 기능 이상, 심장 기능 저하, 부정맥, 혈류 이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이상을 감지하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일반적인 성인 심장질환 환자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일반 성인 심장질환의 핵심이 동맥경화·판막 노화와 같은 후천적 변화라면,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문제는 선천적 구조 이상과 이전 수술 이후 수십 년에 걸친 혈류역학적 부담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해부학적 구조가 환자마다 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에 치료 전략 역시 개별화가 필수다. 수차례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재수술 난이도는 현저히 높아지며, 흉부 유착과 혈관 구조 변화는 수술 접근 자체를 까다롭게 만든다. 장기적으로는 심부전과 부정맥이 주요 합병증으로 대두되는데, 이는 단순 노화가 아닌 구조적 이상과 수술 후 장기적 혈류역학 부담의 결과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관리는 해당 분야에 전문적 경험을 갖춘 의료진에 의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적 추적 관찰을 통해 무증상 단계에서 이상을 조기 발견하고, 적절한 시점에 개입하는 것이 장기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이다. 또한 성인기에 추가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초기 치료의 실패가 아니라 질환의 자연 경과에 따른 치료의 연속으로 이해해야 한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게 소아기 수술은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장기적 예후를 좌우하는 것은 수술의 성공 여부만이 아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전문 의료진에 의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적시 치료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건강한 삶의 유지가 가능하다. 수술 이후의 관리가 곧 치료의 완성이다.

/김은채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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