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육천피' 뭉칫돈 몰린다…은행 대기자금 보름새 19조 증발

뉴스1       2026.04.19 06:31   수정 : 2026.04.19 06:31기사원문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4.13포인트(0.55%) 내린 6,191.92를 나타내고 있다. 2026.4.17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종전 기대감에 코스피 지수가 다시 6000포인트를 회복하며 강세를 보이자, 은행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보름 새 19조 원 가까이 급감했다. 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680조 92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잔액인 699조 9081억 원과 비교해 18조 9845억 원 줄어든 규모다.

예금자가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사실상 0%대에 머무르는 '투자 대기성 자금'이다.

은행 요구불예금은 국내 증시 상황에 따라 증감이 뚜렷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674조 원이었던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1월 말 651조 5379억 원으로 급감했다. 통상 연말·연초에는 정기예금 만기가 집중돼 요구불예금이 늘어나지만, 코스피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며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됐다.

설 연휴를 낀 2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84조 9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다시 30조 원 넘게 급증했다. 기업은 상여금·배당금 자금을 예치했고, 증시가 조정 국면을 거치며 일부 자금이 은행으로 복귀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에 들어서는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리스크가 부각되며 당장 투자에 나서기보다 관망세가 짙어지며 요구불예금이 700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달에는 미국과 이란 협상이 지속되면서 종전 기대감이 커진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다시 6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에 임시 대기하던 투자자금이 보름 만에 19조 원 가까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16일 기준 119조 742억 원으로 지난달 13일 119조 6960억 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예탁금이 늘어날수록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적 자금을 의미하는 신용공여 잔고는 16일 기준 33조 8722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도 16일 기준 104조 8759억 원으로, 지난달 말 104조 6595억 원 대비 2100억 원 넘게 늘었다.


2%대 금리의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는 증시로의 '머니무브'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자산가가 선호하는 금융 상품이 예금·채권에서 주식·상장지수펀드(ETF)로 바뀌었다. ETF와 주식 투자 의향은 지난해 각각 29%에서 올해 48%, 45%로 늘어났지만, 예금과 채권에 대한 투자 의향은 지난해 40%, 32%에서 올해 35%와 24%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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