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정부, 대립을 넘어 조화로
파이낸셜뉴스
2026.04.19 18:38
수정 : 2026.04.19 18:38기사원문
정부중심의 경제 운영은 비효율
지속성장 국가는 시장에 주도권
정부는 혁신·성장 촉진 '마중물'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시장과
'보이는 손'인 정부라는 두축이
조화를 이룰 때 공동번영 실현
이러한 사상에 기반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산업혁명을 거치며 인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후 시장과 정부는 협력과 견제를 반복하는 긴장 속의 공존 관계를 이어왔다. 산업혁명 시기 독점기업 출현과 빈곤층 증가는 사회주의 체제 등장을 촉진하였다. 자본주의는 1920년대 대공황을 겪으면서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경제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시장 기능의 효율성과 유연성은 여전히 인정받아 사회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자본주의는 이러한 조화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시장과 정부의 관계 설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양자를 어떻게 조화롭게 조율할 것이냐다.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시장과 정부는 대립하기보다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소득수준이 높아진 국가들은 정부의 체계적인 사회복지정책을 바탕으로 개선된 소득분배를 달성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경쟁력을 유지하고 환경오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시장의 효율성과 정부의 공공성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함을 보여준다.
시장과 정부의 역할 분담은 자본주의 체제의 발전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정부 중심의 경제 운영은 비효율과 경직성을 초래하며 한계를 드러낸 반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가들을 보면 시장에 주도권을 부여하고 정부는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관점은 마리아나 마추카토가 제시한 '기업가형 국가' 개념과도 맥을 같이한다. 시장의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미국에서도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민간의 혁신을 촉진해 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반도체, 통신, 위성항법장치(GPS)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서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역시 삼성, 현대와 같은 민간기업의 기업가정신과 정부의 전략적 산업정책이 조화를 이루면서 가능했다. 이재명 정부가 제시하였던 호텔경제학도 정부의 예약 취소해도 작동한다는 얘기만 없었다면 정부의 투자 마중물이 시장기능에 작동으로 연계되어 발전한다는, 시장과 정부의 조화에 의한 훌륭한 정책이었다. 이들은 시장의 역동성과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균형을 이룰 때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해답은 시장과 정부의 대립이 아니라 균형과 협력에 있다. 시장은 혁신과 효율성을 창출하고, 정부는 제도적 기반과 공공투자를 통해 시장의 활력을 뒷받침하며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과 '보이는 손'인 정부라는 두 축이 조화를 이룰 때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이 실현될 것이다.
강성진 한국경제학회 회장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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