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구, 보훈회관→문화산단 건립 전환… 혈세 10억 날릴 판

파이낸셜뉴스       2026.04.19 19:57   수정 : 2026.04.19 19:56기사원문
구, 옛 사하보건소 부지용도 변경
정부 문화선도산단 공모사업 신청
부지 보훈회관 건립사업 대상지로
이미 설계비용 등에 11억 투입돼

부산 사하구가 보훈회관을 짓기로 한 대상지에 복합문화공간(랜드마크) 건립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투입한 회관 설계비 10여억원은 매몰비용으로 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그야말로 '혈세 낭비'인 셈인데, 구는 아직 사업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사하구는 지난 2월 산업통상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의 합동사업인 문화선도산단 공모사업에 응모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산업단지를 청년이 찾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전환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2025년부터 3년간 문화선도산단 10곳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지자체는 랜드마크 건립비용 187억 원 등 국비를 지원받는다. 구는 지난해 한 차례 부산시와 협의해 서부산스마트밸리(옛 신평·장림산단) 인근 공영주차장 부지를 대상지로 공모사업에 응모했으나 불발됐다. 당시 경북 구미, 경남 창원, 전북 완주가 선정됐다.

이에 구는 올해 옛 사하보건소 부지를 대상지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 부지는 면적 2315㎡ 규모로,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된다. 정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랜드마크가 조성된다. 랜드마크 내부에는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센터와 카페, 푸드코트, 신기술 기반 체험형 스포츠존이 조성된다.

구와 시는 지난해 응모한 공영주차장 부지는 인근에 산단이 있지만, 엄격하게 따지면 산단 부지에는 포함되지 않아 정부 부처로부터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옛 사하보건소 부지는 구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한 보훈회관 건립사업 대상지라는 점이다. 구는 구비 272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보훈시설과 치매안심센터 등을 조성한 복합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설계비와 기타 비용의 명목으로 11억2900만 원을 투입했는데, 정부의 공모사업에 복합문화공간이 선정되면 이미 투입한 비용은 매몰비용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구는 공모 결과가 발표되면 두 사업의 복합화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2월 현장점검과 지난달 선정평가를 마쳤고, 조만간 대상지를 발표할 방침이다. 올해 공모사업에는 사하구를 포함한 인천 남동구, 경북 경주, 강원도 원주, 충남 당진, 제주 등 6곳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아직 공모사업 대상지가 선정되지 않아 보훈회관에 투입한 설계비용 등이 매몰비용으로 처리됐다고 판단하는 건 섣부르다"며 "예산을 낭비하지 않도록 사업 선정 시 기존 설계를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