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제주비엔날레 참여 작가 69명 공개…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원도심까지 확장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7:31
수정 : 2026.04.20 17:31기사원문
도립미술관·돌문화공원·원도심서 83일 전시
'유배·돌·신화' 3개 축으로 제주 미학 재해석
공식 포스터도 공개… 변용의 흐름 시각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오는 8월 개막하는 제5회 제주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와 전시 구성,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번 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은 물론 제주돌문화공원과 원도심까지 전시 공간을 넓히고 '유배' '돌' '신화'를 축으로 제주의 미학과 장소성을 다시 읽어낸다.
제주도립미술관은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가 8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83일 동안 열린다고 20일 밝혔다.
참여 작가는 국내외 69명(팀)이다. 이 가운데 제주 작가가 약 30%를 차지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의 지역성과 장소성을 바탕으로 세계사적 현안과 국제 이슈에 공감하는 신작과 신규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다. '허끄곡 모닥치곡'은 제주어로 뒤섞이고 모인다는 뜻이다. '이야홍'은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의 후렴구다. 서로 다른 요소가 섞이고 모이며 새 형식으로 바뀌는 흐름을 전시 전체 구조로 풀어내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공식 포스터도 같은 방향에서 제작됐다. 제주어 글자를 기하학적 패턴으로 재구성해 뒤섞이고 모여 변용되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고정되지 않고 계속 확장되는 제주의 풍토성을 압축해 보여주는 장치다.
전시는 세 갈래로 나뉜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추사의 견지에서: 유배 Human'이 열린다. 추사 김정희를 제주 조형성의 맥락에서 다시 읽고 유배라는 조건 속에서 형성된 제주 미학의 계보를 살핀다. 정치적 유배와 역사적 폭력, 공동체 기억까지 동시대 시선으로 연결하려는 의미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는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돌문화 Stone'가 펼쳐진다. 제주의 현무암을 삶의 기반이자 시간과 역사의 증인으로 바라보며 북방 거석문화가 오늘의 미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추적한다. 집담과 밭담, 산담 같은 제주 돌문화도 이 축 안에서 다시 해석된다.
원도심에서는 '큰 할망의 배꼽: 신화 Deities'가 제주아트플랫폼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에 걸쳐 열린다. 자연숭배에서 생활문화까지 아우르는 제주 신화의 다층성과 포용성을 미학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다. 외부 문명과 접속하며 형성돼 온 제주 신화의 성격을 원도심 공간과 함께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원도심 확장은 중요한 변화다. 탐라국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가 겹겹이 쌓인 공간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여 제주비엔날레를 미술관 안 행사에 머물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다. 관람객이 전시장을 옮겨 다니며 '변용의 흐름'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게 하려는 배치이기도 하다.
제주비엔날레는 2017년 출범 뒤 10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5회에서 다음 단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제주라는 지역성을 더 분명히 세우면서도 국제 담론과 연결하는 방식이 이번 전시의 핵심 축으로 보인다.
이종후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전환의 시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원도심 곳곳에서 예술을 보고 참여하고 어우러지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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