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화 시대, 인도를 글로벌사우스의 교두보로

파이낸셜뉴스       2026.04.20 19:10   수정 : 2026.04.20 19:10기사원문
李대통령-모디 정상회담, 협력 맞손
인도시장 점유율 높일 천금의 기회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회담은 글로벌 격변기 속에 이뤄져서 특별한 관심을 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보호무역주의는 다자무역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중국 역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고 있는 시점이다.

특정 국가에 의존한 외교·통상 전략은 유사시 벼랑 끝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한 교역과 협력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그 핵심 축으로 글로벌사우스의 전략적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제와 외교 면에서 인도는 우리에게 잠재력이 매우 큰 파트너다.

우리는 경제와 안보 관점에서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그중에서도 교역에서 발전성이 큰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인도는 글로벌사우스 전략의 최우선 거점이며 최적의 국가다. 14억 인구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4위 국가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7%대다. 전 세계 기업들이 탈중국을 외칠 때 그 대안으로 인도를 많이 선택했다. 바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의 핵심 수혜국이 인도다.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인도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기대 이하다. 인도 최종소비재 수입시장에서 한국 제품 점유율은 2018년 1.0%에서 2024년 0.7%로 오히려 낮아졌다. 수출 자체는 늘었지만 인도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데 우리나라의 인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거기에 못 미쳤다는 뜻이다.

지금 시점이야말로 인도를 다시 돌아보고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다. 인도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하락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2018년 27.1%에서 2024년 18.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는 현시점은 양질의 제품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인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천금 같은 찬스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2027년 유럽연합(EU)·인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인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지 않으면 유럽 브랜드에 선점당할 수 있다.

한국과 인도 간 교역 대상은 소비재에 그치지 않을 만큼 넓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인도의 방대한 정보기술(IT) 인력·내수시장이 결합해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울러 스마트 제조, 전기차, 배터리, 조선, 해운 등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며 교역의 규모도 크다.

최근 글로벌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크게 열렸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핵심 광물을 비롯해 중동사태로 더욱 주목받게 된 에너지와 방산 분야를 둘러싼 양국 간 협력이 기대된다.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인도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인도의 복잡한 규제 환경은 한국 기업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구조적 장애물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한국과 인도 정상회담은 향후 양국 교역의 물꼬를 트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극화 시대를 맞아 한국은 특정 강대국을 넘어 더 넓은 세계와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인도를 교두보로 삼아 아세안, 중동,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글로벌사우스 협력망을 촘촘히 짜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만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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