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법 관세' 1660억달러 환급 개시…기업은 받지만 소비자는 '패싱'

파이낸셜뉴스       2026.04.21 10:56   수정 : 2026.04.21 10: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에 따라 20일(현지시간)부터 1660억달러(약 244조원) 규모에 달하는 관세 환급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영국 BBC 등 외신은 관세 부담을 물가 상승으로 전가 받은 일반 소비자들이 사실상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기업만 환급 받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날부터 '케이프(CAPE)'라는 환급 시스템을 통해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관세 환급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이번 환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올해 2월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CBP가 미 국제무역법원(USCIT)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환급 대상 수입 업체는 33만곳, 전체 수입 건수는 5300만건에 달한다. 정부가 지금까지 징수한 관세 규모는 약 1660억달러로, 단일 관세 정책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이미 신청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9일 기준 5만6497개 수입업체가 이번 전자 환급을 받기 위한 사전 절차를 완료했으며, 그 금액은 1270억달러로 전체 환급 가능액의 4분의 3을 넘는다.

"돌려달라고 또 신청해야 하냐"…현장선 불만도
기업들은 일단 환급 절차에 착수했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이날 장난감 업체 베이식 펀의 제이 포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는 괜찮다. 시스템이 약간 버벅대긴 하지만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웃도어 의류업체 와일드 라이의 캐시 아벨 CEO도 "포털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아 안도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난감 업체 러닝 리소시스의 CEO 릭 월든버그는 "정부는 세금을 과다 징수했다는 대법원 판결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왜 내가 그들에게 그것을 돌려달라고 말해야 하느냐"며 환급 체계에 불만을 표했다. 이와 관련, BBC는 "특히 중소기업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며 "일부는 절차가 매끄러웠지만, 다른 기업들은 지연과 오류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배제' 논란 확산…기업은 신중·정부는 선 긋기
가장 큰 논란은 소비자 환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BBC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들은 기업이 환급 받은 금액을 소비자에게 돌려야 한다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에실로룩소티카·페덱스·코스트코 등이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관세 부담이 가격에 100% 그대로 전가된 것이 아닌 데다, 기업들이 부채 증가와 매출 감소 등 추가 비용까지 떠안았던 점이 소비자 환급의 난관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도 제각각이다. 페덱스는 환급금을 고객에게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코스트코 역시 가격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다수 기업은 환급금의 소비자 환원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기업들은 환급금을 향후 관세 재부과에 대비한 '완충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BBC는 "일부 기업들이 추가 관세 가능성을 우려해 신규 채용과 투자까지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역시 소비자 혜택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환급금을 '뜻밖의 이익'으로 보고 이를 근로자 보너스 등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미국 소비자들은 이 돈을 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해 소비자 환급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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