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의 시대, 수소연료전지 포기 말아야

파이낸셜뉴스       2026.04.21 18:12   수정 : 2026.04.21 19:55기사원문

에너지 전환시대의 다양한 발전방식 및 에너지 단말기처럼 연료전지는 아직 진행형기술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연료전지의 높은 공간 활용과 기술발전 및 수소활용의 가능성을 높이 사서 재생에너지로 간주하고 그 비중을 높여왔다. 전력거래소에서도 일반수소입찰시장을 개설하여 지속적으로 연료전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발전공기업뿐 아니라 민간 사업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런데 돌연 작년 10월 전력거래소는 청정수소발전시장의 입찰을 취소했다. 공식적인 사유는 "새로운 공고로 대체하기 위함"이었지만, 어차피 폐지할 석탄발전소를 '연명'하고 수소와의 혼소(混燒)라는 명목으로 LNG발전의 탄소발생을 정당화하며 탄소중립의 시기를 늦추려 한다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연료전지를 주력으로 하는 일반수소입찰시장도 LNG에서 얻은 '그레이 수소'를 연료로 한다는 이유로 정부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 입법화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에서도 연료전지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기 위해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절대적 '청정' 기준을 밀어붙인다면 어떤 에너지도 설 자리가 없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중동사태로 에너지 안보가 핵심 에너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정부는 이미 신월성 1호기, 고리 2호기를 재가동하였으며 5월 중순까지 한빛 6호기, 한울 3호기, 월성 2·3호기도 재가동할 예정이다. 또한 LNG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경우 석탄발전을 유연하게 운전하도록 하였다. 신규 댐 추진에 반대해 왔던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양수발전에 대해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댐을 활용해 양수발전소를 구성하면 사업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에너지의 95%가량을 수입하고 화석에너지의 중동의존도가 60% 정도 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절대적 기준으로 '청정'을 규정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태도가 아니다. 현재의 태양광, 풍력 등도 낮은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의 지원과 기술개발 그리고 정부의 기다림 속에 성장한 것이다. 전기차도 정부가 충전시설을 보급하고 전기차 구매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해 왔다. 솔직히 필자는 가스터빈을 국산화하기 위해 서부발전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시제품을 가동할 때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지금 오히려 눈부신 성과를 보게 되어 두산을 세계 4대 가스터빈 제작자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수도권에 건설되는 AI 데이터 센터는 좁은 지역에서 높은 밀도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인구밀집 지역이어서 주민 수용성이 좋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연료전지는 발전과 열을 공급하고 짧은 시간 안에 건설이 가능하며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우수한 대안이다.
또한 모듈 형태이므로 쉽게 확장할 수도 있다. 이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천명된 연료전지에 대한 정부정책을 정부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에너지 정책에 꼭 필요한 신뢰의 상실이다. 우리가 보유한 에너지 기술과 자원의 가능성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에너지원의 다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에너지 안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가 아니다.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