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보다 쓰라린 1점 차 석패… KIA 3연패 부른 '뼈아픈 수비 디테일'
파이낸셜뉴스
2026.04.22 08:53
수정 : 2026.04.22 09:27기사원문
KT전 연장 11회 접전 끝 5-6 아쉬운 석패... 시즌 10승 10패
데일의 송구·런다운 대처 미흡, 나성범 포구 실수 등 수비 디테일의 부재
김민혁에게 끝내기포 허용하며 또 다시 연장 패배
[파이낸셜뉴스] 가장 뼈아픈 패배는 압도적인 전력 차이로 무너질 때가 아니라, 스스로 남겨둔 아주 작은 빈틈 때문에 승리를 헌납할 때 찾아온다.
파죽의 8연승 이후 맞이한 3연패.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는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짙은 아쉬움을 남긴 일전이었다.
11회말 김민혁에게 내준 끝내기 홈런이 결정적인 패인이었지만, 복기를 해보면 승리를 놓친 진짜 이유는 타선의 침묵이나 마운드의 붕괴가 아니었다. 평소라면 나오지 않았을 아주 미세한 '수비 디테일'의 균열이 끝내 호랑이 군단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초반, 선발 김태형은 불의의 일격에 흔들렸다. 1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의 내야 안타 때 유격수 데일의 무리한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며 무사 2루가 만들어졌다. 이어진 위기에서 김현수에게 던진 137km 슬라이더가 우월 투런포로 연결되며 0-2 리드를 내줬다.
2회말에도 아쉬운 장면은 반복됐다. 1사 후 배정대의 뜬공을 우익수 나성범이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내는 듯했으나,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빠져나오며 2루타를 헌납했다. 결국 이후 이강민의 1타점 적시타로 이어져 0-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8연승을 달렸던 호랑이의 저력은 매서웠다. 6회초 2사 1, 3루에서 김도영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고, 이어진 나성범의 우중간 안타 때 1루 주자 김도영이 믿기 힘든 폭주 기관차 같은 스피드로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며 순식간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8회초 승부를 뒤집었다. 김호령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기회에서 김선빈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어진 1사 1루에서 나성범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뿜어냈다. 이번에도 1루 주자 김도영은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스피드로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5-4, KIA가 드디어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역전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6회말, 야수진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가 찬물을 끼얹었다.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 배정대가 런다운에 걸린 사이, 유격수 데일이 3루 주자 김상수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놓친 것이다. 1루 주자를 태그 아웃시키기 전 3루 주자가 먼저 홈을 밟으며 허무하게 1점을 헌납했다.
어렵게 리드를 잡은 8회말에도 필승조 조상우가 대타 이정훈에게 내준 볼넷이 화근이 되어 이강민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임시 마무리 성영탁이 9회와 10회를 2이닝 무실점 2탈삼진으로 눈부시게 틀어막으며 고군분투했지만, 타선이 연장 11회초 침묵했다. 그리고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홍민규가 1사 후 김민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길었던 혈투에 마침표가 찍혔다.
이날 KIA는 결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투지 넘치는 주루와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그렇기에 참담한 패배라기보다는 한 끗이 모자랐던, 진한 응원이 필요한 아쉬운 한 판이다. 데일의 송구와 상황 판단, 야수진의 집중력 등 1%의 디테일만 채워졌어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3연패의 성장통이 쓰라리지만, 아직 시즌은 길다. 뜨거웠던 8연승의 기억을 안고,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디테일의 끈을 다시 단단히 조여 매야 할 시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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