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는 잘했는데, 넌 이것도 못하니?"…재혼 남편의 '전처앓이', 이혼 사유 됩니까?
파이낸셜뉴스
2026.04.22 17:00
수정 : 2026.04.22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재혼 후에도 전처를 잊지 못하고, 재혼 생활 중 남편이 전처와 '정서적 외도'를 했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자녀 없었던 재혼 여성, 육아 미숙하자 남편의 타박
첫 결혼 1년 만에 남편과 사별했다는 A씨는 홀로 지내다가 주변의 소개로 현재 남편을 만나 재혼했다고 한다. 남편은 4년전 전처와 성격차이로 이혼한 뒤 어린 딸을 홀로 키우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걱정이 됐지만 남편이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해 용기를 냈고, 아이와 잘 지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서도 아이가 태어났고, A씨는 비로소 온전한 가족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 결혼 생활은 점차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육아 경험이 있는 남편은 A씨보다 훨씬 능숙했다고 한다. 반면 육아는 처음인 A씨는 서툰 모습을 보였고, 이에 남편은 "왜 이렇게 못하냐"며 면박을 주거나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전처를 언급하며 "전처는 잘했다"는 말을 반복하며 비교했다고 한다.
"재혼 후 전처 잊은 적 없다" 고백에 무너진 아내
이후 남편이 A씨와 전처를 비교하는 빈도수가 더 늘어났다고 한다.
남편은 옷차림이나 생활 태도에 대해서도 A씨와 전처를 비교했고, 심지어 첫째 딸이 있는 자리에서도 전처와 비교하며 비난했지만 A씨는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참고 견뎠다고 한다. 여기에 첫째 딸의 교육비 부담이 커지자 A씨는 남편에게 "전처로부터 양육비를 받고 있느냐"고 묻자 남편은 격분하며 A씨가 전처의 흉을 보고 돈을 밝히는 식으로 몰아갔다고 한다.
문제는 남편이 화를 내면 몇 달씩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다못한 A씨는 어느 날 작정하고 남편에게 "왜 그러는 거냐. 이럴 거면 왜 나랑 결혼했느냐"라며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고 했는데 진짜 이혼 사유가 뭐였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남편은 "전처의 외도로 헤어지게 됐다"며 "전처에 대한 미움이나 배신감보다는 그리움이 크다. 재혼 후 전처를 잊은 적도 없고 너한테 마음을 연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날 옆에 두고도 10년 넘게 전처를 짝사랑하면서 살았던 것"이라며 "차라리 남편이 재혼 후에 전처를 따로 만나거나 연락했다면 이해라도 될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변호사 "이혼 사유로는 쉽지 않다... 짝사랑에 가까워"
해당 사연을 접한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남편의 머릿속에는 전처가 이상화된 존재로 있는 거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처의 외도로 관계가 끝난 거 아닌가. 미련이 남은 상태로 갈라져 버린 상태인 것 같다"며 "본인이 가장 행복했던 날에서 못 벗어나고 미화되고 왜곡되면서 결국에는 환상 수준으로 발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통받는 건 제보자"라며 "정서적 학대를 받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혼은 쉽지 않아보인다"며 "정서적 외도가 100%라고 하더라도 짝사랑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서 이혼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협의 이혼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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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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