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또럼, 8개월만 정상회담…도시철도·신도시·원전 협력

파이낸셜뉴스       2026.04.22 21:23   수정 : 2026.04.22 23:06기사원문
베트남 국빈방문 이 대통령, 또럼 서기장과 정상회담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1500억달러 목표 합의
원전 MOU 2건 신규 체결, 韓기업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
인프라·과학기술·공급망 등 협력도 가속화
이재용·최태원 등 대규모 베트남 경제사절단 동행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서울=최종근 성석우 기자】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 15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교역 활성화 조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시철도 등을 비롯해 에너지·인프라, 원자력발전소(원전), 공급망 등의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23일에는 베트남의 호치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같은 날 열리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총집결해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韓, 베트남에 도시철도 수출 계약 체결
이 대통령과 럼 서기장은 8개월 만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럼 서기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방한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통령도 지난 7일 럼 서기장이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정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도시철도를 비롯한 인프라, 원전, 과학기술, 공급망 등의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교역·투자 협력을 더욱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양국 간 굳건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시철도 수출과 신공항 건설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내일(23일) 베트남의 호치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면서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철도 차량을 수출한다.

또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사상 최대 인프라 사업인 고속철도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북에서 남으로 잇는 총연장 1541㎞, 약 670억달러(약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최근 사업자 선정 절차가 본격화됐다.

원전 협력에도 적극 나선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1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 가운데 2건이 원전 관련 MOU였다. 이날 체결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 MOU'는 신규 원전 건설 방안을 모색하고, 원전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및 공기 최적화 방안 수립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원전 수출 목표를 4조9000억원으로 세운 가운데,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에서 복합발전소 건설사업 등을 통해 현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베트남은 원전 정보 교환 체계 구축과 금융 지원 타당성을 검토하는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 MOU'도 함께 맺었다. 베트남에 대한 맞춤형 금융 지원 체계를 통해 베트남 원전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글로벌 불확실성 하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 및 핵심광물 등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호혜적 파트너십 구축하고, 우리 기업·동포들의 경영 및 체류 환경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발전 인프라(재생에너지·ESS 등) 및 전력망 현대화·디지털화를 위한 연구개발, 공동연구, 인력 교류, 시범사업 등의내용을 담은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 MOU'도 새로 맺었다. 또 '디지털 협력 MOU'와 '과학기술혁신 협력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에너지, 반도체 등의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이재용·최태원 등 베트남 경제사절단 출동
이번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는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23일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인도 경제사절단에 동행했던 정의선 회장 대신 현대차는 성 김 사장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베트남 현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곳들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지난해 교역액은 946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트남은 2022년 일본을 제친 뒤 4년 연속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 됐고,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다. 베트남은 우리 국민의 제2위 방문국으로, 1년에 약 450만명의 한국인이 방문한다. 방한 베트남인 또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삼성은 베트남 현지 최대 외국인직접투자 기업이다. 베트남에 6개의 생산 법인(삼성전자 및 관계사)과 연구개발(R&D) 센터, 판매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의 50% 이상이 베트남 공장에서 이뤄진다. 최근에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베트남에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도체 기판 생산 능력 강화할 계획이다.

SK그룹도 발전소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을 통해 현지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은 총사업비 약 23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LNG 발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일본 도요타에 이은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반제품조립(CKD) 형태로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고, 추가 생산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LG그룹도 베트남 현지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계열사들이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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