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서둘러야

파이낸셜뉴스       2026.04.22 18:23   수정 : 2026.04.22 18:31기사원문

"한국 전역이 써클(USDC)과 테더(USDT)로 뒤덮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그것은 통제력이 상실되는 것이다."

마이클 J 케이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미디어랩 산하 디지털화폐 이니셔티브(DCI) 수석고문이 22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2026 FIND·제2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한국 정부에 던진 경고다.

케이시 고문은 한국 정부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환경을 조속히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본격화되면 AI가 현재 각국의 법정 통화가 아닌, 각국이 육성한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새로운 관점도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인 그가 한국 정부에 이 같은 조언을 하는 이유는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6개월째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약속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 간 이견 속에 법안 발의가 해를 넘겼다.

그로부터 넉달이 지나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방선거 이후에나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심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금융위를 협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민주당 독자안으로 강행하자는 격앙된 주장마저 흘러나온다.

문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공백이 길어지는 동안 스테이블코인 달러화가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가 글로벌 통화 공급을 지배하게 되면 경제가 해당 국가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케이시 고문은 엄격한 준비금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규제 틀을 구축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은행 수준의 라이선스를 부여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미 실제 금융시스템 안정을 우선하는 금융당국도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전제로 기본법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정이 지방선거 전이라도 지속적으로 이견을 좁혀 금융권이 새로운 통화질서로 부상 중인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대응할 시간과 기회를 줘야 한다.
미국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으로 법적 기반을 완성했고, 일본은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유럽연합(EU)도 미카(MiCA)를 시행하고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서둘러 육성하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가볍게 흘려들어선 안 될 시점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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