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더러운 휴전' 시험대에…뉴노멀 될 수도"
파이낸셜뉴스
2026.04.23 04:06
수정 : 2026.04.23 04: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상이몽 속 더러운 휴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종전 협상 차질 속에 "이란이 협상안을 제출하고,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휴전을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면서 이상한 모양새의 휴전이 이어지고 있다. 공격하는 미국은 휴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공격을 받는 이란은 아니라고 하고 있고, 세계 에너지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막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모두 자신이 승기를 잡고 있다는 '동상이몽' 속에 종전 협상이 파행되고 있다.
더러운 휴전
채텀하우스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인 사남 바킬은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와 이란은 지금 상태라면 '더러운 휴전'만 달성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바킬은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양측이 더 광범위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위험한 점은 이것이 새로운 일상(뉴노멀)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더러운 휴전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상선 3척을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전을 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한 채 상선 3척을 공격해 한 척은 좌초시켰고, 두 척은 나포해 끌고 갔다.
트럼프가 모두 없앴다고 자랑했던 해군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휴전 조건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포함돼 있지만 이곳을 지나려는 선박들은 미국과 이란 모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묘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동상이몽
협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미국과 이란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트럼프는 며칠 동안 협상 재개와 종전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이란 해군을 끝장냈다며 이란 항만을 봉쇄했다. 이란과 관련된 선박들은 해협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21일에는 CNBC와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맺었던 이란 핵협상을 압도하는 포괄적이면서 완벽한 합의가 이번에 마련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미군의 해상봉쇄로 이란이 매일 5억달러 손실을 보며 무너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 포기 등 내 요구를 다 들어줬다"고 자랑했다.
이란은 분노했다.
지금 협상에 나서면 굴욕적인 항복으로 보일 수 있다며 파키스탄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주최하려던 2차 종전 협상을 거부했다.
이란은 자신들의 고통 임계치가 미국보다 높다고 믿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돼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어도 자신들은 미국보다 더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란은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고 미국의 해상 봉쇄를 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공격 시간 벌기" 의심
이란은 특히 트럼프가 재공격을 위한 전력 보강 필요성으로 인해 휴전을 통해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트럼프가 시간을 벌면서 이달 말까지 세 번째 항공모함을 배치해 대대적인 공격을 재개할지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다.
교착 장기화
전문가들은 지금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국방부 출신인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 연구위원 댄 샤피로는 트럼프가 오판해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적 우위가 전략적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샤피로는 "트럼프는 자신의 대문자 트윗과 전멸 위협이 이란을 굴복시킬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지만, 이런 위협은 외려 자신의 공포와 절박함을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트윗이 "이란의 결전 의지를 강화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샤피로는 아울러 트럼프가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합의보다 더 나은 핵 합의를 얻어낼 가능성은 이제 "매우 낮다"고 비관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 이 합의를 파기했고, 이후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우라늄도 무기급 수준으로 농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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