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걸프 동맹 다수, 달러 스와프 요청"...미 의회, 스와프 논쟁 격화

파이낸셜뉴스       2026.04.23 04:02   수정 : 2026.04.23 04: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중동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주요 걸프 동맹국들이 달러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는 다수 국가가 통화 스와프 라인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글로벌 달러 질서 방어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내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도 동시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서비스 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걸프 지역 동맹국들 가운데 다수가 스와프 라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백악관이 아랍에미리트가 공식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보다 한층 진전된 발언이다. 사실상 물밑 협의를 넘어 실질적 요청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와프 라인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나 재무부가 외국 중앙은행에 달러를 공급하는 장치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시 핵심 안전판 역할을 한다. 베선트 장관은 "달러 자금 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미국 자산의 급격한 매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걸프 국가들의 요청 배경에는 전쟁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경제 인프라가 훼손된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며 달러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유 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에서 달러 확보는 곧 국가 경제 안정과 직결된다. 스와프 라인은 단순 유동성 공급을 넘어 '페트로달러 체제 유지 장치'로도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도울 수 있다면 돕겠다"고 언급하며 우호적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재무부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전쟁으로 하루 10억달러 이상의 재정이 투입되고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부유한 국가에 금융 지원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가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소득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도 정치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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