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저장 한계 임박…美 봉쇄 전략 vs 60일 시한 충돌
파이낸셜뉴스
2026.04.23 09:52
수정 : 2026.04.23 09:52기사원문
【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이 이란과의 휴전에 별도의 기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란을 겨냥한 '경제 압박' 전략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달 26일을 전후해 이란의 원유 저장 여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작전도 최소 이달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역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한이 5월 1일까지로 제한돼 있어, 양측 간 벼랑 끝 대치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휴전 '무기한'…기한 논란 일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휴전과 관련해 "시간 압박은 없다"며 "3~5일 기한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무기한 휴전을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적으로 3~5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봉쇄…이란 경제 '압박 극대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한 채 이란의 대응을 기다리는 것은, 이란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이란산 원유의 수출을 차단해 저장 여력을 소진시키는 데 있다. 저장시설 포화 → 유정 가동 중단 → 수출 차단 → 정권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의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엑스(X)를 통해 "며칠 안에 카르그 섬의 저장시설이 가득 찰 것이고, 취약한 이란 유정들은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며 "해상 무역 제한은 정권의 핵심 수입원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 반이란 성향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게임체인저'가 아니라 구조적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4월 26일 전후로 원유 저장 여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리얼클리어디펜스 기고문에서 랜스 고든은 "생산이 강제 중단될 경우 유전이 장기적으로 훼손돼 생산량과 수익이 구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하루 30만~50만 배럴의 생산 능력이 영구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간은 우리 편"…60일 시한 변수
반면 이란은 '시간은 자기 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는 "적은 우리에게 시한을 제시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유가 상승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항공유 가격 급등은 항공편 축소와 취소로 이어지고, 여름 성수기 호텔 예약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글로벌 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전쟁은 '60일 시한'이라는 또 다른 분기점을 맞고 있다. 1973년 전쟁권한법에 따라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 없으며, 이번 시한은 5월 1일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60일 이후에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승인 확보, 군사작전 축소, 30일 한시 연장 등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과거처럼 행정부가 시한을 무시할 가능성도 있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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