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족 제주 바다서 일하는 아빠 만나러 온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3 16:24   수정 : 2026.04.23 16:24기사원문
제주도, 모범 외국인 어선원 가족 5가구 초청
2100명 외국인 선원 어업현장 숨은 뿌리 챙긴다
인력난 속 고용안정·정착 지원 시험대 오른 제주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어선에서 일하는 베트남 어선원의 가족을 제주로 초청한다. 표면상으로는 가족 상봉 행사지만 실제로는 제주 어업 현장을 떠받치는 외국인 선원의 고용 안정과 정착 여건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 보여주는 정책 실험에 가깝다. 제주 어선 현장에 외국인 선원이 약 2100명 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이들은 보조 인력이 아니라 어업 유지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제주도는 27일부터 5월 1일까지 4박 5일간 베트남 어선원 가족 5가구 10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청 가족들은 27일 제주에 도착해 28일 성산포항 선원복지회관에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한 뒤 아쿠아플라넷과 제주목관아 등 주요 관광지와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베트남 어선원 가족 7가구 20명을 초청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가 눈에 띄는 이유는 제주 어업 구조와 맞닿아 있어서다. 제주 어선 현장은 고령화와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선원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일하는 외국인 선원에게는 임금과 근로조건 못지않게 정서적 안정과 체류 만족도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가족 초청 프로그램은 이런 현실을 행정이 뒤늦게나마 제도적으로 인정한 장면으로 읽힌다.

제주 바다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을 '잠시 일하러 온 노동력'이 아니라 실제 어업 현장을 버티게 하는 근로자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가족을 제주로 초청하는 일은 더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고용 정책과도 맞물린다.

특히 제주가 이런 정책을 꺼내든 배경에는 외국인 선원 관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깔려 있다. 외국인 선원이 많아질수록 현장은 노동력 공급만이 아니라 이탈 방지, 적응 지원, 복지, 공동체 갈등 관리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가족 초청은 그 해법 가운데 하나다. 어선원 본인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가족에게는 제주 생활과 일터를 직접 보여주며 신뢰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원 정책이 단속과 관리 중심에서 복지와 정착 지원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인력난이 구조화한 어업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행사가 외국인 어선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어업 현장에 활력을 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어선원의 고용 안정 정책 발굴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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