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 못 치우고 유가만 뛴다…중간선거·미중회담 압박에 트럼프 '진퇴양난'

파이낸셜뉴스       2026.04.23 16:36   수정 : 2026.04.23 16: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에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제거 작전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가운데 이란의 선박 나포 소식까지 겹치며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했다. 군사·안보 리스크가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가 확인되면서 에너지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하원 군사위원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에 2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기뢰는 GPS 기술을 이용해 원격 부설된 탓에 미군이 탐지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미국은 이란과 2주 휴전을 하고 협상을 진행하던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 기뢰제거 작전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SNS에 호르무즈 해협을 정리한다는 게시물을 올린 데 이어 미군 중부사령부가 성명을 내고 기뢰 제거 작전의 시작을 알렸는데, 미 국방부의 비공개 보고대로라면 사실상 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본격적인 기뢰 제거 작전이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뢰 제거에만 6개월이 걸리고 이란전쟁 종료까지 제거 작전 개시가 어렵다는 것은 조만간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올해 말이나 그 이후까지 유가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타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종전협상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던 선박들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브렌트유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어제보다 3.5% 오른 배럴당 101.9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2.96달러로 3.7%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중간선거는 원래도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현재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제어가 공화당의 최대 난제다. 이와 관련,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트렝스 인 넘버스-베라사이트, AP-NORC 등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3~36%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상 그의 임기 동안 최저 수준에 가까운 수치다.

이런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선언한 이란과의 추가 휴전과 협상 시한 등의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기한은 없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중간선거 때문에 이 문제를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 국민을 위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주장했다.

겉으로는 '시간 압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간선거 외에 5월 중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역시 또 다른 변수이기 때문이다. 종전 협상이 정상회담 전까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우방인 중국과의 회담에서 무역 협상의 성과가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전쟁이 길어질수록 부담이고, 종전을 서두를수록 협상력이 약해지는 딜레마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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