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생존이었다"…김선영이 말한 뮤지컬 '렘피카'

파이낸셜뉴스       2026.04.28 18:00   수정 : 2026.04.28 18:00기사원문
6월 2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



[파이낸셜뉴스] 프랑스를 상징하는 에펠탑은 산업문명과 근대성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뮤지컬 '렘피카'는 이 에펠탑 일부를 무대 장치로 활용해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실존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그린다. 아르데코 양식으로 도시적 여성상을 구현한 렘피카는 20세기 대표 초상화가로, 1970~80년대 팝스타 마돈나 등이 작품을 수집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다.

김선형, "타마라 렘피카, 복잡하고 모순적 인물"


작품은 러시아 혁명 전후 지위가 뒤바뀐 렘피카가 파리에서 생계를 위해 그림을 시작하며, 일상과 예술이 맞물린 삶을 그린다. 미래주의자 마리네티의 영향 속에 예술적 정체성을 세우고, 라파엘라를 만나 욕망과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이 격정은 예술적 성취로 이어지지만 남편과의 관계를 흔든다.

김선영이 해석한 타마라는 예술과 생존이 뒤엉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림 한 점이 몇 달치 생활비가 되는 현실에서 예술은 곧 생존의 수단이었다"며 "순수 예술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계산하고, 자신을 이미지화하고 브랜드화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김선형은 타마라를 두고 "복잡하고 모순적인 인물"이라며 "지금보다 훨씬 제약이 많은 시대에 그런 삶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더 복합적으로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타마라의 비범한 삶 속에서 보편성을 찾으려 했다. "타마라는 강렬한 작품을 남기고 화려하게 살다 간 시대의 아이콘으로 읽히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평범함을 봤다"며 "배우라는 직업도 남들에겐 특별해 보이지만 스스로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이 어떤 순간 해낸 일이 타인에겐 비범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과 재활 맞물려 더욱 특별한 작품 돼


아시아 초연에다 고흐나 피카소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실존 인물을 그리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특히 쉴 새 없이 바뀌는 박자 등 넘버의 난도도 만만 찮았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렘피카' 프로필 사진을 찍고 며칠 뒤 집에서 넘어져 팔꿈치 골절상을 입고 응급 수술을 받았다.

김선영은 "재활에 6개월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통 깁스를 푼 지 이틀 만에 상견례에 참석했다"며 "이 작품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면 (회복 과정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현재도 재활 중인 그는 "막판까지 기복 없이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작품을 끝까지 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하나의 승리"라는 말과 함께.

40대와 50대를 지나며 느낀 배우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40대는 젊지도, 늙었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시기였다"며 "지금은 그 시간을 지나면서 많은 것이 받아들여지게 됐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이렇게 멋있는 (렘피카)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면 성공한 거라 생각한다"며 "어떻게든 체력을 유지하며 막판까지 기복 없이 해내고 싶다"고 바랐다.

김선형은 이번 작품을 "끝날 때까지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장면마다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한다. 장면의 점핑이 많고, 노래 안에 담긴 정서를 순간순간 어떻게 가져갈지 늘 고민한다"며 "그 순간에는 진짜라고 믿고 연기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그것이 모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역시 거짓은 아니다. 지금의 감정은 다 진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 자체가 그런 모순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원래 그렇다는 걸 공감하게 만드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은 오는 6월 21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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