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BJ는 '음지'에?"…과즙세연 '광고 취소'에 여성단체 "혐오" 비난

파이낸셜뉴스       2026.04.25 07:20   수정 : 2026.04.25 07: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이자 유명 여성 BJ인 과즙세연(25·본명 인세연)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가 여성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가운데, 한 여성단체가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과즙세연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성 상품화'를 조장하는 방송을 지속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모델 기용 취소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나, 여성단체는 여성 BJ의 사회적 진출을 가로막는 이러한 주장이 배제이자 폭력적인 행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여성계에 따르면,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이하 한사성)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재한 성명서를 통해 "정상 여성만의 '양지'는 여성 해방이 아니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한사성은 이번 과즙세연의 광고 취소 사태를 두고 "'음지'의 존재인 BJ 여성이 정상 사회에 나올 자격이 미달된다는 비난"이라며 "여성에게는 '급'이 있으며 스스로 성적 대상화되는 여성은 양지에 나올 급이 안 된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양지'에 나올 자격 판단의 기준을 거부한다"며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과 그로 인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사성은 '양지에 나올 자격이 결여된 여성'이라는 낙인찍기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체 측은 "사회는 문란한 여성이기 때문에 성폭력을 겪는다고 비난하고, 이 통념은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를 깎아 '음지'에 머물러야 하는 존재로 취급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반성폭력 운동은 이같은 부당한 평가에 저항해왔다"면서 "어떤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혐오다. 스스로 성적 대상화되는 여성을 '행위자'로서 비난하고 사회에 있을 자리를 박탈하는 것은 유구한 폭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한사성은 그간 '딥페이크'와 같은 사이버 성폭력 문제와 'N번방' 등 온라인 성착취 카르텔 대응에 앞장서 왔으며, 정책 제안 및 피해자 상담·지원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앞서 화장품 브랜드 '시드물'은 지난 19일, 과즙세연이 직접 구매해 사용한 뒤 유튜브를 통해 추천했던 제품들을 '과즙세연 4종 기획 세트'로 구성하고 그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소비자는 "주 고객층이 여성인 브랜드가 여성 성상품화로 돈을 버는 BJ를 모델로 기용한 건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의 움직임까지 나타나자 시드물은 결국 지난 20일 해당 기획 세트의 판매를 조기 종료했다. 이와 함께 사과문을 게재하고 "기획 단계에서 저희가 지향하는 브랜드 가치와 맞지 않게 행동하고, 검색하고 확인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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