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버리지 말고 다시 쓰세요”…머스크·베이조스 ‘우주 배송’ 경쟁

뉴시스       2026.04.25 07:01   수정 : 2026.04.25 07:01기사원문
블루 오리진 ‘뉴 글렌’ 로켓 재사용 첫 성공…스페이스X 독주체제 제동 1단 로켓 회수로 비용 ‘수십 분의 일’ 절감…우주 여행 문턱 낮아진다 메탄 연료로 회전율 높이고 체급 키워…‘싸고 정확한’ 배송 경쟁 가속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이 13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36번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뉴 글렌' 로켓이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우주선을 탑재하고 발사됐다. 2025.11.14.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가 간 자존심 대결이었던 우주 탐사가 철저한 수익 계산이 오가는 ‘비즈니스’ 무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던 로켓을 여객기처럼 수십 번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 로켓’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 지구적인 우주 배송 단가 파괴 경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독점해온 이 시장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강력한 한 방을 날리며 본격적인 2강 체제를 예고했다.



◆“다 쓴 로켓이 배 위로 툭”…베이조스의 ‘뉴 글렌’ 화려한 귀환



블루 오리진은 지난 20일(한국시간) 대형 로켓 ‘뉴 글렌’의 1단 부스터를 발사 후 다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된 로켓은 임무를 마친 뒤 대서양 해상에 떠 있는 무인선 ‘재클린’ 위로 정확히 내려앉았다. 블루 오리진 역사상 첫 번째 로켓 재사용 기록이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주도하던 재사용 발사체 시장에 강력한 대항마가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사용된 부스터는 지난해 11월 이미 한 차례 우주를 다녀온 기체였다. 불과 몇 개월 만에 대대적인 정비를 거쳐 다시 하늘로 솟아오른 것이다. 비록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로켓 경제성의 핵심인 ‘회수 기술’만큼은 완벽히 입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뉴 글렌은 체급 면에서도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뉴 글렌은 높이가 98m에 달하는 거대 로켓이다. 아파트 30여 층 높이의 이 육중한 기체가 다시 돌아와 착륙했다는 것은,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장악한 대형 화물 수송 시장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비행기 한 번 쓰고 버리나요?”…돈 되는 ‘재사용’ 기술

우주 기업들이 로켓 재사용에 목을 매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돈’ 때문이다. 로켓 한 대를 만드는 비용 중 약 70%는 엔진이 달린 1단 부스터에 집중된다. 이걸 한 번 쓰고 바다에 버리는 것은 서울에서 뉴욕까지 비행한 뒤 여객기를 폐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엄청난 낭비였다.

블루 오리진은 뉴 글렌 로켓 한 대를 최소 25회 이상 다시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비용은 지금보다 수십 분의 일 수준으로 떨어진다.

비결은 연료에도 있다. 뉴 글렌은 ‘액체 메탄’을 연료로 쓴다. 기존 연료보다 그을음이 적어 엔진을 청소하고 정비하기가 훨씬 쉽다. 마치 택시가 승객을 내려주고 바로 다음 손님을 태우듯, 로켓의 ‘회전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민간 기업들의 우주 진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과거에는 국가 기관이나 거대 통신사만이 위성을 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중소 벤처기업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주 산업이 국가적 과업에서 '상업적 경쟁'의 영역으로 완전히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 이후 재활용을 위해 해상에서 수거되고 있는 모습. (사진=나사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머스크 vs 베이조스…‘싸고 정확한’ 우주 택배 누가 잡나

우주 산업의 주도권은 이제 ‘누가 더 싸고 정확하게 짐을 실어 나르느냐’로 압축된다. 현재 앞서가는 쪽은 단연 스페이스X다. 팰컨9 로켓을 연간 100회 이상 쏘아 올리며 압도적인 신뢰를 쌓았고, 오는 5월 중순에는 인류 최대 로켓 ‘스타십’의 12차 테스트 비행을 앞두고 기술 격차를 벌릴 준비를 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블루 오리진은 다음 미션에서 배송의 ‘정확도’를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아무리 저렴해도 고객의 소중한 위성을 엉뚱한 곳에 내려놓는다면 시장의 선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두 공룡 기업의 싸움을 반기는 분위기다. 두 회사를 경쟁시켜 기술 혁신을 앞당기고 발사 비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우주가 더 이상 선택받은 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상업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두 거물의 ‘궤도 위 자본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hsyhs@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