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달러의 꿈' 스페이스X IPO…K-우주의 생존 전략은
뉴시스
2026.04.25 09:01
수정 : 2026.04.25 09:01기사원문
누리호 기술 민간 이전 완료…한화·이노스페이스 등 '우주 운송' 도전 안테나·부품·위성 수출 등 'K-우주' 실질적 수익 구조 구축 본격화 2030년대 후반 연 20회 발사 목표·2000억원 펀드…정부, 민간 생태계 지원 확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이제 우주는 탐사의 대상이 아니라, 거대한 택배 시장이자 데이터 공장입니다.
"
단순히 로켓을 쏘아 올리는 기술력을 과시하던 시대를 지나, 발사체를 '우주로 짐을 옮겨주는 배송 서비스'로 활용해 돈을 버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닦아놓은 기술 토양 위에 민간 기업들이 뛰어들며 '한국형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열고 있다.
◆ 로켓은 이제 '우주 택배 트럭'…민간 주도 '운송 서비스' 전환
과거 로켓 발사가 국가적 자부심을 위한 이벤트였다면, 이제는 얼마나 싸고 정확하게 위성을 궤도에 올려주느냐를 따지는 '물류 산업'으로 변모했다.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비용을 낮춘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은 이를 기반으로 발사 자체를 수익 사업으로 확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발사체를 반복 운용해 단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우주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역시 발사체를 단순 기술 성과가 아닌 시장 인프라로 전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누리호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발사 횟수를 늘리고 민간 참여를 확대해 반복 운용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국가 주도로 축적한 발사체 기술을 민간 기업의 사업화 역량과 연결해 상업 발사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 '누리호'의 제작부터 발사 운용까지 전 과정을 주관하며 민간 전환의 선두에 섰다. 지난해 11월 발사된 누리호 4호기는 민간 주도로 13기의 위성을 실어 나르며 '상업 발사 서비스'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매섭다. 이노스페이스는 최근 소형 위성 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의 첫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 비행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로 인해 목표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를 통해 확보한 비행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목표는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 위성 고객에게 최적화된 전용 발사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이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추진하는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주항공청 소형발사체 개발역량 지원사업의 ‘고성능 상단 엔진 개발’ 과제 수행 기업으로 선정돼 위성 궤도 투입에 필요한 핵심 엔진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택배 트럭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해 배송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 "부품부터 안테나까지"…글로벌 우주 시장의 '필수 파트너'
로켓을 직접 쏘는 것 외에도 우주라는 거대 생태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인텔리안테크는 우주와 지상을 연결하는 '우주 와이파이 안테나'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다.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나 '원웹' 같은 글로벌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활약하며 전 세계에서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과 스페이스X 등에 로켓 핵심 부품을 납품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블루 오리진의 차세대 로켓 ‘뉴 글렌’에 적용되는 BE-4 엔진 관련 부품을 납품하며 발사체 공급망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샛(DubaiSat)’ 시리즈를 비롯해 해외 정부와 기관을 대상으로 위성 시스템을 수출했다. 발사체 중심 산업이 상업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달리 위성 제작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기반 사업 모델을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
'컨텍(Contec)'은 전 세계에 지상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위성 데이터를 수신·분분석해주는 '우주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 정부, 2029년 '연 2회 상시 발사' 목표…2000억 규모 펀드 조성
정부는 이러한 민간 기업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판을 깔아주고 있다.
우주항공청(KASA)은 2029년을 목표로 ‘연 2회 발사’ 상시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누리호 발사 횟수를 연 4회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대 중반 이후 연 20회 수준의 발사를 목표로 세대 발사체 개발 방향을 재사용 중심으로 전환했다. 설계 단계부터 메탄 엔진 등 재사용에 적합한 기술을 반영하고 2030년까지 관련 역량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주 가는 길'을 상시 개방해 민간 기업들이 언제든 비즈니스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인프라 지원도 파격적이다. 오는 2027년부터 나로우주센터 내에 민간 전용 발사장을 개방하고, 유망 우주 기업 육성을 위한 펀드 규모도 지난해 81억 원에서 올해 2000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우주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민간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로 기술 확보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다"며 "이제는 위성, 발사체, 지상 서비스 등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국내 우주 기업들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simi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