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팔아 엔비디아랑 구글 샀다"… 반도체 폭등장 속 나홀로 추락한 애플의 굴욕

파이낸셜뉴스       2026.04.25 19:00   수정 : 2026.04.25 19:00기사원문
S&P·나스닥 사상 최고치 랠리…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애플만 '파란불'
구글에 시총 2위 내준 굴욕… 'AI 생태계' 주도권 상실에 투자자 이탈 가속
팀 쿡 퇴장과 하드웨어 수장 '터너스' 등판… 버핏도 지분 75% 덜어냈다
스마트폰 시대 저물고 'AI 반도체 인프라'로 패러다임 전환… 부의 대이동 시작



[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반도체 축제'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7165.08)과 나스닥(2만4836.60)이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폭등했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인텔이 무려 23.64% 폭등하며 시장을 견인했고, AMD(13.91%)와 엔비디아(4.41%) 역시 208달러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들도 일제히 축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 뜨거운 랠리 속에서 완벽하게 소외된 기업이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파란불(-0.87%)을 켠 애플(AAPL)이다.

시장 전체가 환호하는 날 나홀로 271달러 선으로 미끄러진 애플의 차트는, 현재 글로벌 자본 시장이 애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냉혹한 지표다.

애플의 나홀로 하락은 단순한 일일 변동성이 아니다. 애플은 이미 지난 1월, 7년 만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밀려났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 격차가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핵심은 결국 'AI 생태계'다. 알파벳과 아마존이 클라우드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앞세워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애플은 AI 부문에서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자존심을 꺾고 자사 기기에 구글의 AI 모델을 적용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아이폰 17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하며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명확하다. 스마트폰을 아무리 잘 팔아도, AI라는 새로운 룰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애플은 결국 하드웨어 제조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단행된 CEO 교체는 애플의 미래 방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15년간 제국을 이끌었던 팀 쿡이 물러나고, 9월부터 지휘봉을 잡는 인물은 철저한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다.

이는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AI 모델 경쟁(제미나이, 챗GPT 등)에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온디바이스(기기 내장) AI'와 하드웨어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트럼프 행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 등 겹겹이 쌓인 악재를 '하드웨어의 힘'만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런 버핏조차 보유 지분의 4분의 3 이상을 정리한 상황에서, 시장은 새 CEO의 등판을 기대보다는 관망의 자세로 지켜보고 있다.





어제 인텔과 AMD, 엔비디아가 연출한 릴레이 폭등은 주식 시장의 거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의 부를 빨아들이던 모바일 OS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 자본은 완벽하게 엔비디아, TSMC, AMD, 브로드컴, 그리고 인텔로 대변되는 'AI 반도체 및 인프라'로 향하고 있다.
AI가 학습을 넘어 추론과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GPU와 CPU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자가 향후 10년의 패권을 쥐게 된다.

4월의 마지막 주말, 애플의 초라한 성적표와 반도체 섹터의 화려한 비상은 서학개미들에게 명확한 통계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혁신이 정체된 과거의 황제를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AI 인프라의 심장부에 올라탈 것인가. 시장의 돈은 이미 답을 내리고 이동을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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