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최악'이라던 조합 현실로…K-반도체·AI 인프라 변수
파이낸셜뉴스
2026.04.25 16:40
수정 : 2026.04.25 16: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차세대 대형언어모델 'V4'를 화웨이 반도체 플랫폼에서 처음 공개했다. 엔비디아 중심으로 굳어졌던 글로벌 AI 연산 구조에 균열이 감지되는 가운데, 중국산 모델과 칩의 결합이 실제 운용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25일 중국 IT매체 마이드라이버스 등에 따르면 딥시크 V4는 화웨이 '어센드' 플랫폼에서 구동된 상태로 처음 공개됐다.
이번 흐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우려를 현실화한 사례로도 해석된다. 황 CEO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화웨이 칩에 최적화될 경우 매우 끔찍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AI가 미국 기술 스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확산될 경우 중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반도체 성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가량이 중국에 분포해 있고, 컴퓨팅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해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딥시크가 확산시킨 '혼합 전문가 모델(MoE)' 구조 역시 이러한 흐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또한 황 CEO는 "AI는 본질적으로 병렬 컴퓨팅 문제"라며 "더 많은 칩을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한 성능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공급이 풍부한 환경에서는 칩 성능 격차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인식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의 발언과도 맞닿는다. 런정페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센드 칩은 미국 제품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지만, 클러스터링과 적층 기술을 통해 최고 수준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AI 산업 구조 변화의 초기 신호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내 주요 AI 반도체 기업인 한무지, 하이광정보, 모얼스레드 등도 딥시크 V4 지원을 잇따라 발표하며 멀티 플랫폼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이번 흐름의 핵심은 칩 성능이 아닌 생태계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쿠다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시장을 장악해왔던 것과 달리 중국은 알고리즘 최적화와 병렬화 전략, 자국 내 인재와 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대안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산업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및 AI 인프라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구축돼 온 만큼 글로벌 표준이 다변화될 경우 일부 전략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메모리·AI 인프라 대응 전략 변화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방향이나 소프트웨어 최적화 전략, 전력 수요 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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