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이슬라마바드 도착…美와 '간접 대화' 가능성

뉴스1       2026.04.25 17:18   수정 : 2026.04.25 19:33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현지 당국자들과 잇달아 회동하는 등 분주한 외교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이 아라그치 장관의 이번 이슬라마바드 방문을 계기로 평화협상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란 측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은 없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접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9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오후 늦게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오전 일찍 미·이란 간 중재의 '키맨'으로 불리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모신 나크비 내무장관 등과 먼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 지역 정세 등을 논의하고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자국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샤리프 총리에게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히르 안드라비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아라그치 장관의 이번 방문이 "지역 정세와 평화 노력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은 아라그치 장관의 파키스탄 방문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이슬라마바드로 보냈다.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이란 대표단과 직접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이슬라마바드 체류 중 파키스탄 측과만 회담한다고 보도했고, 이란 국영 IRIB TV도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 측과의 면담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IRIB는 "파키스탄이 소통 가교 역할을 맡아 이란의 종전 구상을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아라그치 장관의 이슬라마바드 체류 기간 미국과의 종전 문제 등에 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더라도 지난 11~12일 현지에서 진행된 것과 같은 대면 협상이 아니라,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대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은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 앞서 신뢰 구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나포 선박·선원 석방 등이 협의의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에 돌입한 이란은 각국 유조선 등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맞서 미국 측도 이달 13일부터 이란 항만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에 돌입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 국적 선박에 무력을 사용해 나포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당초 이란과의 '2주 휴전'이 종료되는 2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두 번째 대면 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이란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선언하며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이란과의 협상 의제에 핵물질 인도와 핵무기 비개발 공약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이란 해상 봉쇄는 "필요한 만큼 유지한다"는 게 미군 당국의 입장이다.

반면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적(미국)은 자신이 갇힌 전쟁의 수렁에서 탈출해 체면을 차릴 방법을 찾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의 군사력은 지배적인 힘"이라고 강조했다고 반관영 ISNA 통신이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에 이어 오만, 러시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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