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앞에 주자를 쌓지 마라, 그러면 진다".... 맞으면 장외, 괴력이 봉인해제 됐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0:00
수정 : 2026.04.26 10:00기사원문
연타석포 이어 역전 결승타… 이틀 연속 롯데 마운드 공략한 '괴물 4번 타자'
2할 타율 무의미한 '압도적 비거리'… 홈런 단독 1위·타점 2위의 위엄
23경기 8홈런 맹폭… '38홈런' MVP 시즌보다 더 무서운 페이스
[파이낸셜뉴스]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제 그만 쓰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뿜어내는 그 압도적인 아우라를 현장에서 마주하고 있자면, 도저히 기사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은 김도영이 왜 현시점 KIA의 부동의 4번 타자인지를 완벽하게 증명한 독무대였다.
24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김도영은 0-0의 숨 막히는 균형을 깨는 선제 솔로포에 이어 8회 쐐기 투런포까지, 개인 통산 5번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25일 경기. 2-3으로 뒤지던 5회말 2사 1, 3루의 역전 찬스에서 김도영은 또다시 클러치 본능을 폭발시켰다.
롯데 선발 박세웅의 초구 커브를 통타해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호쾌한 역전 2타점 2루타를 작렬시키며 이틀 연속 롯데 마운드를 절망에 빠뜨렸다.
현재 김도영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타석에서의 '결'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년의 김도영이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로 내야를 흔드는 '크랙'이었다면, 올 시즌의 김도영은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에게 '실투=홈런'이라는 묵직한 중압감을 선사하는 정통파 슬러거의 모습이다.
스탯이 이를 증명한다. 현재 김도영의 타율은 2할대 중반(0.250 안팎)으로 겉보기엔 평범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타율이라는 숫자는 거포로 각성한 김도영의 진짜 가치를 가리는 얄팍한 함정에 불과하다.
김도영은 25일 현재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해 무려 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타점 역시 강백호에 이어서 2위로 중심 타자 역할을 200% 해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홈런 페이스가 그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며 38홈런을 기록했던 2년 전(첫 23경기 7홈런)보다도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단순 계산으로만 보면 50홈런이 나온다.
무엇보다 상대를 절망에 빠뜨리는 것은 그의 미친 타구 속도와 비거리다.
잠실구장 관중석 최상단에 타구를 꽂아 넣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담장 밖으로 공을 날려버리는 파괴력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런 홈런을 허용하면 상대는 진이 빠진다. 그리고 분위기가 순식간에 넘어가버린다.
지난해 세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흘렸던 눈물은 그를 훨씬 더 크고 단단한 재목으로 담금질했다.
건강을 되찾은 '거포 4번 타자' 김도영의 스윙 한 번 한 번에 광주벌이 춤추고, 상대 벤치는 얼어붙는다.
또 다시 MVP 도전 시즌이 될지도 모를 김도영의 위대한 진화가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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