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할 추락" 아픔 딛고 일어선 전민재, 이제는 롯데에서 대체불가 자원이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3:00
수정 : 2026.04.26 13:00기사원문
지독했던 7경기 연속 무안타 슬럼프, 그리고 시작된 반전
양의지 지운 '미친 호수비', 5연패 끊어낸 롯데의 특급 내야 사령관
한동희의 수비 부담 지우는 넓은 커버 범위, 거인 내야의 '대체 불가'
최근 4경기 12타수 5안타... 레이예스 앞에 밥상 차리는 막중한 임무
[파이낸셜뉴스] 지독한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에, 작지만 강한 희망의 빛이 스며들고 있다.
굳건한 수비와 매서워진 방망이로 거인 군단의 센터라인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는 유격수, 전민재의 이야기다.
전민재는 지난 4월 11일부터 21일까지 무려 7경기 연속 무안타의 깊은 수렁에 빠졌고, 타율은 1할대까지 추락하며 벤치의 속을 타 들어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그는 자신이 왜 롯데 내야에 없어서는 안 될 조각인지를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팀의 기나긴 5연패 사슬을 끊어낸 이 경기에서 전민재는 2-1을 만드는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와 3-1로 달아나는 쐐기 적시타를 연이어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최근 4경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12타수 5안타의 불방망이다. 25일 경기에서 비록 연속 안타 행진은 멈췄지만, 볼넷 2개를 골라내며 멀티 출루를 기록하는 등 선구안과 타격감이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민재의 가치는 단순히 타격 지표의 상승에만 머물지 않는다. 롯데 벤치가 그에게 바라는 가장 큰 몫은 단연 '안정적인 수비'다. 최근 롯데 내야진 전체가 잦은 실책으로 투수들을 힘들게 하는 와중에도, 전민재만큼은 유격수 자리에서 특유의 날렵하고 안정된 수비로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두산전 5회초 수비는 그의 진가가 번뜩인 명장면이었다. 1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리그 최고의 타자 양의지가 때려낸 총알 같은 타구가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듯했다. 하지만 전민재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날려 공을 걷어냈고, 넘어지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2루로 토스하며 6-4-3 병살타를 완성했다. 선발 로드리게스의 투구 수를 극적으로 줄여주고, 두산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이날 경기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
이러한 전민재의 폭넓은 수비 범위는 현재 롯데 내야진의 구조상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3루수 한동희의 수비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약점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유격수 전민재가 그 좌우 여백을 얼마나 기민하게 커버해 주느냐가 투수들의 실점 최소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공격의 혈을 뚫어주는 첨병 역할도 그의 몫이다. 현재 롯데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빅터 레이예스가 2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9번 전민재와 1번 한태양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얼마나 많은 밥상을 차려주느냐가 곧 롯데의 득점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최근 전민재의 출루율이 상승하면서 레이예스 앞에 찬스가 걸리는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롯데는 다가오는 5월, 징계에서 해제되는 주축 선수들이 합류하면 비로소 '완전체'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비록 4월의 성적표는 처참하지만, 아직 시즌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완전체가 모였을 때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지금 유격수 전민재가 보여주고 있는 공수 양면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 반드시 유지되어야만 한다.
기나긴 슬럼프를 깨고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전민재의 방망이와 글러브에 롯데의 남은 봄날이 달려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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