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덴소, 롬 인수 제안 철회..롬 측 동의 못 받아

파이낸셜뉴스       2026.04.26 09:05   수정 : 2026.04.26 09:05기사원문
독립 경영 이슈·사업 편중 우려 등에 롬 측서 동의 안해
롬, 주주들에게 덴소 제안 이상의 기업가치 입증해야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도요타그룹 계열이자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가 반도체 업체 롬에 대한 인수 제안을 철회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 보도했다. 덴소는 롬 측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롬 지분 약 5%를 보유한 덴소는 지난 2월 주식공개매수(TOB) 방식으로 전량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인수 금액은 약 1조3000억엔(약 1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덴소는 전기차 모터 제어와 전력 변환에 사용되는 파워 반도체와 센서용 아날로그 반도체를 생산하는 자사 사업과 롬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롬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실리콘 카바이드(SiC)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인수 제안을 받은 롬은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검토하는 한편 지난달 도시바·미쓰비시전기와 파워 반도체 사업 통합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롬이 도시바·미쓰비시전기와의 협의를 병행한 것을 두고 더 유리한 사업 파트너를 선택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롬은 덴소에 인수될 경우 독립 경영 문제 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이 편중되거나 덴소와 경쟁 관계에 있는 고객사와의 거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무산으로 롬이 덴소 제안 이상의 기업가치를 주주에게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주당 2800엔 안팎에서 움직이던 롬 주가는 덴소의 인수 제안이 공개된 지난달 6일 이후 급등해 3200엔대로 올라섰고 추가 인상 기대감에 최근에는 3700엔대까지 상승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덴소 인수가 성사될 경우 TOB에 응해 즉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던 반면 도시바·미쓰비시전기와의 사업 통합이 이뤄질 경우에는 협상 성과가 주가에 반영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롬 경영진은 덴소 제안을 반영한 주가 3200엔을 웃도는 구체적인 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6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경영진에 대한 주주 신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롬과 도시바, 미쓰비시전기가 파워 반도체 사업을 통합할 경우 글로벌 2위 수준의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파워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의 가격 공세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 기업 간 재편을 지속적으로 유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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