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해저케이블 보호 협력..잇단 절단의심 사례에 공조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6.04.26 09:22   수정 : 2026.04.26 09: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해저 케이블의 보호와 설치·유지보수 분야에서 유럽연합(EU)과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북극해를 통해 북미를 경유해 일본과 유럽을 연결하는 신규 루트 구축도 논의한다.

닛케이는 다음달 개최 예정인 일·EU 디지털 파트너십 각료급 회의 공동성명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케이블 절단이나 손상, 수상한 선박 접근 등을 염두에 두고 불법 행위의 조기 탐지와 복구, 유사시 대응에서 협력한다.

해저 케이블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약 500개가 설치돼 있으며 총 연장은 약 150만㎞에 이른다. 국제 통신의 99%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다. 러시아 근해를 피해 북극해에 케이블을 부설할 경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현실화되면 일본과 유럽 간 통신 속도가 약 30%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용 문제가 과제로 지적된다.

해저 케이블은 일본과 유럽 모두 강점을 지닌 분야다.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인 프랑스의 알카텔 서브마린 네트웍스가 약 40%, 일본 NEC가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들 기업 외에도 케이블을 보유하고 설치·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통신사업자들의 협력 참여도 예상된다.

현재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해저 케이블 수요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북미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다수의 케이블이 통과하는 핵심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저 케이블에 대한 고의적인 절단이 의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022년 이후 발트해 해저 케이블 손상이 빈번히 발생했다. 일본 인근 해역에서도 지난해 대만 해역의 케이블을 절단한 혐의로 대만 당국이 중국인 선장을 체포하는 사건이 있었다. 정보 탈취 장치가 발견된 사례도 보고됐다.

게이오대학 쓰치야 모토히로 교수는 "해저 케이블은 금융 거래와 무역, 군사 작전 등 국경을 넘는 모든 활동의 기반 인프라다. 절단이 잇따를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 국회에서 심의 중인 경제안보추진법 개정안은 해저 케이블을 경제안보상 '중요 물자·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일본과 EU는 지난해 7월 정상회담에서 경제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일·EU 경쟁력 동맹' 출범에 합의했다. 디지털 사회의 핵심 인프라인 해저 케이블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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