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부패 방지 작업은 파업 안된다" 법원 제동에 바이오업계 ‘파장’

파이낸셜뉴스       2026.04.26 18:32   수정 : 2026.04.26 18:31기사원문
삼성바이오 노조 쟁의금지 가처분
‘비가역적 손실 가능성’ 일부 인용
‘쟁의권 한계’ 파업동력 약화될듯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노조의 쟁의행위를 일부 제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생산 중단 시 발생하는 '비가역적 손실 가능성'이 쟁의권 행사 범위를 제한하는 핵심 근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는 지난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중 일부 공정에 대해 파업 등 쟁의행위를 제한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의 적용 가능성을 바이오 산업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원료나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 동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쟁의행위 시 법적 책임에 대한 노조 측의 심리적·실질적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이 '쟁의권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법원은 노조의 단체행동권이 기업의 존립이나 핵심 자산 보호라는 가치와 충돌할 경우, 상황에 따라 이를 제한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바이오의약품은 글로벌 공급망과 환자의 생명권에 직결되는 산업이다.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기업 손실을 넘어 국가 바이오 산업의 대외 신뢰도와 환자 투약 일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법원이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인정한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쟁의 활동 범위가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쟁의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노동조합이 임금·성과급 등 경제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생산 차질 가능성을 감수하며 추진한 파업에 대해, 법원이 일정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성상, 조업 중단은 단순한 생산 지연을 넘어 배치 폐기, 공정 오염, 규제기관의 품질 인증 리스크 등 회복하기 어려운 물적 손실로 이어진다.
법원은 바이오 공정 중단 시 발생하는 비가역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공정 설비를 파업 중에도 가동되어야 할 '필수 유지 설비'로 판단하여 노조의 쟁의 범위를 제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결정문을 수령했으며 일부 인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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