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잇단 패소에 '반격 카드'...제재 절차 고도화 나서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7:28   수정 : 2026.04.29 17:28기사원문
금융위 정례회의 전 심의기구 신설 검토
심의지원 팀을 과로 격상하는 방안도 거론
금감원과 제재 정보 실시간 공유 시스템 신설 등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금융사와의 소송에서 연달아 진 가운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제재 심의 절차를 고도화함으로써 패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2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패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심의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금융사에 대한 징계는 금융감독원에서 1차로 결정된다. 금감원이 검사를 마치면 제재심의위원회와 제재 결과 통보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심사소위원회, 정례회의 순으로 진행된다.

논의 중인 방안은 최종 의결 전 심의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공정거래·회계 관련 제재는 '한국거래소 심리→금감원 조사→증선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감리위원회(감리위) 심의→증선위 의결→금융위 조치·검찰 통보' 순으로 이뤄진다.

일반 금융사 제재의 경우에도 자조심·감리위와 같은 심의기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재 과정에서 안건에 대한 금융위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안건소위원회만으로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집행되는 차원에서 심의기구 설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와의 소송 등을 담당하는 규제개혁법무관실 내 심의지원팀을 '과'로 격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들의 불복 소송이 증가하면서 법적 리스크가 커지자 법정으로 가기 전에 쟁점을 더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제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도 만들기로 했다. 지난 1월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에서 유보되면서 검사·제재 등 금융감독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쇄신안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금감원의 검사·제재 관련 전산 정보를 자동으로 공유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조달청에 공고를 냈다.

금융위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엮인 굵직한 법적 다툼에서 잇따라 패소, 체면을 구기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 등 투자자보호 강화 기조 속에 향후 징계 불복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제재 절차 고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두나무가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한데 이어 라임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의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금융위가 졌다.

금융당국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최종 과징금도 은행권은 소송까지 감수한다는 각오다.
금융위는 금감원에서 넘어온 과징금의 추가 감경 폭을 놓고 석 달 가까이 장고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도 안건이 상정되지 못해 최종 결정은 5월로 넘어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나 법리적 측면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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