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용기 없어 푸딩 못팔아요' 나프타 대란에 日식품·음료업체 비상
파이낸셜뉴스
2026.04.27 16:23
수정 : 2026.04.27 16: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동 정세 장기화에 따른 나프타 부족 문제에 일본 식품·음료 기업 중 44%가 이미 사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나프타를 기초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용기 부족에 다음달 초부터 상품 판매나 포장 용기 인쇄 중단을 검토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나프타 부족에 용기·포장지 대란
'3개월 내 영향이 나타난다'는 응답은 31%였다. 응답 기업의 77%는 나프타 기반 원재료를 용기·포장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사업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25%가 '사업 지속에 중대한 영향' 또는 '실적·운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중견 기업이 많은 산업 구조상 단기간 내 전환은 쉽지 않다. 이에 상품 판매나 포장 용기 인쇄 중단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 소매점에서 푸딩을 판매하는 한 중견 식품업체 관계자는 "다음달 초부터 푸딩 플라스틱 용기 납품이 가능할지 확정되지 않았다. 공급이 끊기면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프타 기반 용제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제품명이나 원재료명을 포장에 인쇄하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중견 음료 제조사는 다음달 하순부터 자사 제품과 함께 위탁 생산하는 대형 유통업체 브랜드 등 총 15개 제품의 유산균 음료에 대해 포장 용기 인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작업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대량 생산 구조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여러 개 상품을 묶는 투명 필름은 외주 처리하고 있어 제품명 등 일부 표기는 유지될 예정이다.
■화학업계 가격 인상 잇따라 "편승 인상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이후 식품 포장 원재료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식품 포장용 필름 '다이아밀론'을 지난 21일 출하분부터 20% 이상 인상했다. 페트병 라벨용 필름도 다음달 11일 출하분부터 가격을 올린다.
DIC그래픽스는 식품 포장용 잉크와 캔 코팅 도료를 30% 이상 인상했다. 인쇄 잉크 업체 아티언스 역시 식품 포장 및 종이 식기용 방수 잉크 가격을 20% 이상 올렸다.
나프타에서 기초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에틸렌 설비를 운영하는 화학업체 관계자는 "나프타 조달 가격이 평시의 약 2배"라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격 줄인상에 외식업계에서는 편승 인상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테이크아웃·배달 음식을 다루는 중식 업계의 한 업체는 최근 용기 제조사로부터 40%의 가격 인상을 통보받고 위기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 인건비 상승과는 분리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화학업계에서는 "수요 위축 위험도 있는 상황에서 편승 인상을 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닛케이는 "다음달 이후에는 상품 판매 중단이나 '무인쇄 포장'이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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