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붐' 올라탄 반도체 장비…수주 2배 껑충

파이낸셜뉴스       2026.04.27 18:29   수정 : 2026.04.28 06:31기사원문
AI·HBM 수요 늘며 장비도입 증가
습도제어장치·원자현미경 등 특수
신성이엔지·저스템 등 공장 풀가동
주가도 상승… "성장만 이어질 것"

올해 들어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수주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시장이 전례 없는 초호황(슈퍼사이클)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장비기업은 장비를 수주한 뒤 납품할 때 매출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할 때 늘어난 수주물량은 올 2·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신성이엔지가 올해 들어 수주한 반도체 장비 물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60% 정도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를 만드는 청정공간(클린룸) 안에 들어가는 산업용 공기청정기(FFU), 클린룸 안에 깨끗한 공기를 주입하는 외조기(OAC) 등 클린룸 장비에 강점을 보인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유수 반도체 제조사들로부터 클린룸 FFU, OAC 등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현재 경기 용인, 충북 증평 등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공장이 풀가동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반도체 습도제어장치를 만드는 저스템 역시 같은 기간 수주물량이 100%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회로선폭이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로 미세화하면서 미세먼지뿐 아니라 습도 역시 반도체 수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저스템은 1세대 습도제어장치 '엔투퍼지'를 앞세워 전 세계 반도체 습도제어장치 시장 80% 이상을 점유한다.

또한 주성엔지니어링과 케이씨텍, 파크시스템스 등도 장비 수주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원자 수준으로 얇게 입히는 원자층증착장비(ALD)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케이씨텍은 반도체 원판 위를 평평하게 가공하는 화학·기계적연마(CMP) 장비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원자현미경은 반도체 회로선폭이 ㎚ 수준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불량을 측정하기 위한 계측장비에 활발히 적용된다.

이같이 올 들어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수주물량이 늘어나는 이유로 최근 AI 가속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장 증설과 함께 장비 도입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30억달러(약 197조원)로 전년과 비교해 13.7% 증가했다. 특히 관련 시장은 올해 1450억달러, 내년 1560억달러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수주물량이 늘어나고 실적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3개월 동안 주가가 243% 치솟았다. 신성이엔지와 한미반도체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34%, 106% 상승했다.


이에 대해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회장은 "실리콘 사이클(반도체 주기)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사이클은 반도체 시장이 4∼5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황 회장은 "AI 시대라는 전례 없던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지 않고 수년간 성장만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