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더 라스트 맨'
파이낸셜뉴스
2026.04.27 18:37
수정 : 2026.04.27 18:36기사원문
엄현희의 생각하는 극장
'더 라스트 맨'은 전형적 '좀비 아포칼립스(좀비로 붕괴된 종말 이후의 세계)'로 분류될 수 있다. 주인공 청년은 집 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기간은 준비된 식량이 다 없어질 때까지다. 따라서 그는 언젠가 문을 열고 좀비들에게 물어뜯기거나, 좀비와 싸우며 또 다른 생존자를 찾아 떠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작품은 그가 제한된 시간, 선택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다. 웹뮤지컬로 제작될 당시 영상으로 촬영된 좀비들은 무대로 들어왔을 때 시각화되지 않는 쪽으로 선택됐다.
1인 배우가 제한된 시간 동안 두려움에 떨며 일상을 보내는 극이라니, 공연을 보기 전 관객과의 소통 지점에 대해 갸웃한 것이 사실이다. 공연의 록 음악은 영리한 선택이다. 청년의 분노와 절규 섞인 절망을 확성기에 대고 말하듯이 선율에 터져 나온다. 심장을 쥐어짜는 비트 사이에 반려 인형 '존버'와의 놀이, 집안 소개, 영상 녹음 일상 등은 차분한 톤으로 공연의 숨구멍을 만드는 한편 배우의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더 라스트 맨'에서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청년은 현대적 비극이며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결말이다. 팬데믹의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결말이 2026년까지 관객의 반향으로 이어지며, 확장되고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청년은 시종 또 다른 생존자와의 연결을 꿈꾼다. 작품의 마지막 넘버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이다. 주인공은 노래 이후 단어의 의미를 강조하듯 천천히 읊는다. 인터넷과 SNS의 초연결시대, 하지만 또 한편에선 공동체 회복, 연결 감각 소생을 외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엄현희 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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