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g 초경량 러닝화의 힘…아디다스, 세계신기록으로 존재감

파이낸셜뉴스       2026.04.27 22:45   수정 : 2026.04.27 22: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아디다스가 마라톤 무대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세계 최초로 공식 대회에서 '2시간 벽'을 돌파하면서 그가 신은 아디다스 러닝화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나이키에 밀렸던 아디다스가 초경량·고반발 기술력을 앞세워 러닝 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마라톤 대회에서 사웨는 1시간59분30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3년 케냐의 켈빈 킵툼이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00분35초였다. 이번 기록으로 사웨는 공식 대회 기준 최초로 2시간 이내 완주에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남자부 2위 역시 아디다스 신발을 신은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켈젤차가 차지했다. 그는 사웨에 불과 11초 뒤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부에서도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가 2시간15분41초로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남녀 우승과 상위권 기록 대부분이 아디다스 제품과 함께 나온 셈이다.

선수들이 착용한 제품은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다. 대회 직전 공개된 이 제품은 무게가 97g에 불과한 초경량 레이싱화다. 아디다스는 이를 역대 가장 가볍고 빠른 아디제로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가격은 500달러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과가 아디다스의 러닝 사업 강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도이체뱅크의 애덤 코크런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디다스가 러닝 시장에서 나이키의 지배력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이라며 "이번 런던 마라톤 성과는 브랜드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고 평가했다.

아디다스는 한동안 축구 중심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러닝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러닝 부문 매출은 최근 1년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러닝화 기술 경쟁이 마라톤 기록 단축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2017년 나이키가 탄소섬유 플레이트를 적용한 '베이퍼플라이'를 출시한 이후 세계 기록 경신이 잇따랐다. 엘리우드 킵초게가 2019년 비공식 환경에서 처음 2시간 벽을 넘은 데 이어, 이번에는 아디다스가 공식 기록으로 그 벽을 허물었다.


러닝 시장 판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주춤한 사이 스위스의 온, 프랑스 기반 호카 같은 신흥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에 기존 강자들이 다시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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