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수혜라지만…열매는 대부분 해외로

파이낸셜뉴스       2026.04.29 06:46   수정 : 2026.04.29 18:34기사원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100조 이상 투자
주성엔지니어링·신성이엔지 등 수혜 전망
하지만 반도체 장비 국산회 비율 20% 수준
한국 반도체 투자 중 80조원 해외 나가는 셈
노광장비 ASML, 식각장비 어플라이드 독점
한국 클린룸·공정자동화·본더 등 일부 진입
"초호황 계기로 장비 국산화 수준 점검해야"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반도체 제조사뿐 아니라 장비기업들 역시 수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반도체에 있어 한국이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점에서 자칫 한국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핵심 장비에 있어서는 여전히 대부분 유럽과 북미, 일본 등 해외 업체들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세미컨덕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투자에서 대만 TSMC가 540억달러(약 80조원)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삼성전자가 400억달러(약 59조원)로 2위, SK하이닉스가 274억달러(약 40조원)로 3위가 될 전망이다. 국가로 보면 한국이 대만을 제치고 반도체 투자국 1위가 확실시된다.

■주성엔지니어링 증착·신성이엔지 클린룸 등 강세

이렇듯 한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전방산업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성엔지니어링과 신성이엔지, 한미반도체, 파크시스템스, 저스템 등 후방산업에 속한 반도체 장비기업들을 중심으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주성엔지니어링과 테스(TES), 원익IPS 등은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고르게 입히는 증착장비에 주력한다. 신성이엔지와 에스에프에이는 각각 반도체를 만드는 공간인 클린룸 장비와 공정자동화 장비에서 강세를 보인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HBM 필수 장비인 열압착장비(TC본더) 분야에서 경쟁한다. 파크시스템스는 반도체 불량 여부를 측정하는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사 투자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는 해외 장비기업들이 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국산화 비율은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0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80조원 정도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노광장비·식각장비·이온주입장비 등 외산 의존

구체적으로 웨이퍼 위에 회로를 구현하는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독점한다. 반도체 원판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깎아내는 건식 식각장비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해외 기업들이 과점하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국산화 비율은 중국과 비교해볼 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컨설팅회사 룽중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 비율은 지난해 45%에 달했다. 이는 전년 35% 대비 무려 10%p 상승한 수치다.
2022년 16%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높아졌다.

저스템 임영진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실상을 보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장비를 제때 공급 받지 못할 경우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경쟁력까지 끌어올려야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데, 현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장비기업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매출 등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역사상 유례 없는 슈퍼사이클을 맞아 우리나라가 온전한 수혜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반도체 제조사뿐 아니라 장비 등 뿌리까지 단단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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