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하세요?" 돈 빌려주고 '연이자 2만%' 뜯은 고리대금업자

파이낸셜뉴스       2026.04.28 14:25   수정 : 2026.04.28 13:50기사원문
대부업 등록 없이 5억 넘게 대출
이자만 3억 가까이 챙겨
최대 연 2만573% 폭리
법원 "죄질 좋지 않다"



[파이낸셜뉴스] "832만원 빌려줄게. 대신 4주 동안 매주 208만원씩 갚아라."

겉으로는 단순 대출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법정 한도를 훨씬 뛰어넘는 '살인적 이자'가 붙은 불법 사금융이었다. A씨(35)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대부업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돈을 빌려주고 법정 이자율 제한인 연 20%를 훨씬 뛰어넘는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불법 대부업을 운영했다.

수법은 단순하지만 악랄했다.

예를 들어 A씨는 2024년 9월 피해자 B씨에게 832만원을 빌려주면서 '선이자' 명목으로 240만원을 먼저 떼고 실제로는 더 적은 금액을 지급한 뒤 4주 동안 매주 208만원씩 총 832만원을 상환하도록 했다. 겉으로는 원금만 갚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선이자와 상환 구조를 통해 고율의 이자를 챙기는 방식이었다. 실제 A씨는 B씨로부터 법령에서 정한 최고이자율인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를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피해자에게는 더 심했다. A씨는 다른 대부업자를 통해 연락해온 피해자 C씨에게 120만원을 빌려주고 32일 동안 총 273만원을 갚도록 해 연 이자율 1454%에 달하는 이자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A씨는 총 166명의 피해자에게 약 5억825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로만 약 2억8749만원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적용된 이자율은 법정 상한인 연 20%를 훨씬 넘는 연 27~2만573% 수준에 달했다.

법원은 이를 명백한 불법 사금융으로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추진석 판사)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무등록 대부업 영위 기간이 짧지 않고 대출 규모와 초과 이자액이 상당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연락이 닿는 상당수 채무자들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한 점, 해당 채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