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포기 없인 합의 없다"…이란은 러시아 밀착

파이낸셜뉴스       2026.04.28 14:32   수정 : 2026.04.28 14:32기사원문
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중간 합의' 제안, 핵 문제는 후속으로 미뤄 유엔 안보리서 "해적 vs 불법 봉쇄" 설전…해상 갈등 격화 NPT 회의서도 충돌, 이란 부의장 선출에 서방 집단 반발 단기 타결 불투명, 러시아 중재 카드 급부상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포기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레드라인'을 재확인하며 배수진을 쳤다. 이란은 핵 쟁점을 뒤로 미루는 중간 합의론을 펴는 동시에 러시아와 전략적 밀착을 과시하며 미국의 압박에 대응했다. 특히 유엔 무대에서 양국은 서로를 '해적'과 '인질범'이라고 힐난하는 등 외교적 난타전을 벌였다.

전쟁이 두달째 지속되면서 물밑 협상도 진행되고 있으나 단기 타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핵 '레드라인'


2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이 제시한 새로운 협상안을 국가안보팀과 검토 중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맞교환으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중간 합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을 후속 협상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는 해상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추되 핵 문제는 장기 협상 테이블로 미루자는 접근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핵 문제를 모든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보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동안 핵 프로그램 해결 없이는 봉쇄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20년간 핵 프로그램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약 440㎏ 전량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5년 농축 중단 이후 5년간 저농도 농축 허용, 보유 우라늄 절반 국내 보관·절반 러시아 이전 등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후 핵 문제를 일단 뒤로 미루는 새로운 협상 방식을 제안하며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CNN은 "양측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며 "초기 합의 단계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큰 데다 상호 불신이 깊어 단기간 합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유엔서도 설전, 러시아 중재국 부상


외교 무대에서는 양측의 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기뢰 부설을 '인질극'으로 규정하고, 다국적 협력체인 '해양자유연합'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란을 "해협의 해적이자 국제적 범죄자"라고 비난하며 국제사회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미국의 해상 봉쇄 자체가 불법"이라며 긴장의 원인이 미국의 상선 나포와 선원 억류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란의 조치는 영해 내 주권 행사"라면서 미국을 향해 "해적이나 테러리스트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핵 갈등도 유엔에서 재점화됐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는 이란의 부의장국 선출을 놓고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이를 "NPT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고, 영국·프랑스·독일 등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했다. 레자 나자피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이란 대사는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인 미국이 준수 여부를 판단하려 한다"면서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이란은 러시아와 외교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며 미국의 협상 방식을 "불안정을 초래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중동 안정 회복을 위한 역할을 강조하며 중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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