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고민? 전민재가 완전히 지웠다" 6경기 0.380, 롯데 내야 멱살 쥐고 하드캐리 시작
파이낸셜뉴스
2026.04.29 08:00
수정 : 2026.04.29 08:00기사원문
최근 6경기 타율 0.380 맹타! 타격까지 눈뜬 '수비형 유격수'의 반란
올 시즌 실책 단 2개, 안치홍 지워낸 9회말 병살 등 '깔끔한 수비력'
시즌 전 쏟아진 '약체' 평가… "오히려 동기부여, 진짜 한번 보여주겠다"
[파이낸셜뉴스] 야구에서 유격수는 내야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조율하는 야전 사령관이다.
센터라인의 핵심인 이 자리가 불안하면 내야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반대로 이 자리가 굳건하면 팀 전체에 안정감이 돈다.
전민재의 최근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7경기 연속 무안타의 긴 슬럼프를 털어낸 후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를 몰아쳤고, 최근 6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21타수 8안타, 타율 0.380의 불방망이다. 하위 타선의 핵으로 자리 잡으며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포진한 중심 타선으로 밥상을 차려주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 중이다.
하지만 타격은 거들 뿐이다. 전민재가 롯데 벤치의 굳건한 신뢰를 받는 진짜 이유는 '수비력'에 있다.
올 시즌 유격수 자리에서 기록한 실책은 단 2개뿐. 지난 두산전에서 양의지의 안타성 타구를 동물적인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병살로 연결한 장면은 사직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28일 키움 히어로즈전 9회초 수비도 좋았다. 최준용이 흔들리며 5-4 한 점 차까지 쫓긴 무사 1루의 절체절명 위기. 구원 등판한 김원중을 상대로 베테랑 안치홍이 때려낸 타구가 약간의 숏바운드로 튀어 올랐다. 자칫하면 뒤로 빠질 수 있는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전민재는 이를 안정적으로 포구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깔끔한 병살타를 완성했다. 역전패의 짙은 그림자를 단숨에 걷어내 버린 천금 같은 수비였다. 지난 27일 마지막 하나의 땅볼을 처리하지 못해 역전을 허용한 롯데에서는 이 자체로도 고마운 순간이었다.
사령관이 중심을 잡아주니 박승욱, 이호준, 노진혁으로 이어지는 내야진 전체가 안정을 되찾았다.
기자는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전민재를 만나 올 시즌 롯데가 약체로 평가받는 상황에 관해 물은 적이 있다.당시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약체라는 평가가 오히려 더 큰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진짜 어떤 팀인지 한번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선수단 전체가 각성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올해 유격수로서 저 혼자만 시합하는 게 아니라 주변 동료들을 다 챙겨가며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겠다. 팬들이 간절히 바라는 가을 야구,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었다. 지금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회복세는 그때의 약속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는 과정이다.
비록 현재 롯데의 순위는 최하위지만, 팬들이 결코 희망을 거둘 수 없는 명백한 이유들이 그라운드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
리그 1위의 든든한 선발 마운드가 굳건히 버티고 있고, 캡틴 전준우의 방망이도 서서히 정타가 나오기 시작한다. 여기에 5월 5일이면 나승엽, 고승민, 김세민 등이 대거 징계를 마치고 합류해 완전체 타선을 구축하게 된다. 윤동희도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살아나고 있다.
타선만 완전체의 모습을 갖추면 롯데는 언제든 KBO 리그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꼴찌라는 숫자에 의거해 거인 군단의 저력을 무시하기엔, 아직 남은 경기가 너무 많다. 롯데의 진짜 2026시즌은 어쩌면 5월부터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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