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는 사양합니다, 맞으면 장외!" 도루 봉인 김도영, 상식 파괴한 홈런왕 레이스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3:54   수정 : 2026.04.29 14:24기사원문
타율 0.245·도루 1개... 반면 9홈런 1위·26타점 2위 '압도적 파괴력'
부상 방지 위해 전력 질주 억제, 발 대신 방망이로 지배하는 '효율 야구'
산술적 50홈런 페이스 질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승선도 '따놓은 당상'
김도영, 홈런왕 도전... "올해도 너땀시 살어야"



[파이낸셜뉴스] 전력 질주를 봉인했다. 누상에서 베이스를 훔치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런데도 9개 구단 투수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그가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을 때보다 더 묵직해졌다.

KBO리그 최고 흥행 아이콘,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발' 대신 '방망이'로 득점권을 지배하며 슬러거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 28일 기준 김도영의 시즌 타율은 0.245에 불과하다.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을 당시 보여주었던 정교함과 비교하면 낯선 숫자다. 특유의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 역시 자취를 감췄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도루는 단 1개뿐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KBO리그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타자로 군림하며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비결은 완벽하게 '거포'로 탈바꿈한 타격 스타일에 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출전한 경기에서 무려 9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홈런 부문에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타점 역시 26개로 강백호(KT·30타점)에 이어 단독 2위에 랭크돼 있다.

타율은 낮지만, 특유의 선구안과 장타력을 합친 OPS(출루율+장타율)도 0.924에 달한다. 현재의 가공할 만한 홈런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환산하면 산술적으로 '꿈의 기록'인 50홈런(정확하게 49.84개)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선수 본인의 각성과 벤치의 치밀한 계산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눈물을 삼켰던 김도영을 보호하기 위해 KIA 벤치는 올 시즌 철저하게 그의 도루와 무리한 전력 질주를 억제하고 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보다 '건강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팀 전력에 훨씬 이득이라는 합리적인 판단에서다.



김도영 역시 벤치의 배려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누상에서 불필요한 힘을 빼는 대신, 타석에서 모든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영양가 만점의 장타로 단숨에 득점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4일 롯데전의 연타석 홈런은 올러의 완봉승을 완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5일에는 우측펜스를 맞히는 역전 2타점 2루타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비거리도 엄청나다. 최근 맞으면 장외로 뻗어나가는 장외 홈런을 계속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한 단계 더 스텝업한 장타력을 선보이면서 올가을 예정된 나고야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승선은 이견이 없는 '따 놓은 당상'으로 굳어졌다. 야구계 안팎에서 김도영의 이름이 나고야행 최종 엔트리에서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오히려 그가 국제 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부동의 4번 타자로서 얼마나 많은 아치를 쏘아 올리며 일본과 대만을 무너뜨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제 김도영은 단순한 프로야구 선수를 넘어 KBO리그라는 거대한 산업을 이끄는 심장 그 자체다. 한 해 유니폼 판매량으로만 1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는 흥행 아이콘이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는 연일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원한 타구 소리가 울려 퍼진다.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과거의 날렵한 모습은 조금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호쾌한 홈런 한 방의 묵직한 카타르시스가 그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거포'로 변신한 김도영의 낯설지만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에 팬들은 올해도 변함없이 환호하며 이렇게 외치고 있다.

"도영아, 올해도 너땀시 살어야!"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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