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왕, 35년 만에 美 의회 합동 연설 "대서양 파트너십 중요"

파이낸셜뉴스       2026.04.29 07:15   수정 : 2026.04.29 07:14기사원문
英 찰스 3세 국왕, 28일 美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
모친 이후 35년 만에 첫 합동 연설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 강조 "어느 때보다 중요"
과거 사례 열거하며 나토 동맹 중요성 언급
미국 트럼프 정부와 유럽 균열 의식한 듯
찰스 3세 "美英 유대는 값을 매길 수 없어. 영원하다"
미국만 따로 가는 화석연료 정책도 지적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즉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모친에 이어 35년 만에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섰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약해진 미국·유럽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찰스 3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약 30분 동안 연설했다.

영국 국왕의 상·하원 합동 연설은 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우리의 관계는 필수 불가결한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난 80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 온 모든 것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그것을 기반으로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언급하고 "(대서양의) 파트너십은 오늘날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올해로 77년째를 맞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올해는 9·11 테러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9·11 테러 직후 나토가 처음으로 나토 헌장 제5조(집단방위 조항)를 발동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테러에 맞서 단결했을 때 우리는 그 부름에 함께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냉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공동 안보를 규정해 온 순간들에서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며 "그와 같은 굳은 결의가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그 용감한 국민들을 방어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미군과 그 동맹국의 헌신과 전문성은 나토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로의 방위를 위해 서약하고, 우리의 시민과 이익을 보호하며, 북미와 유럽을 공통의 적들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국왕이 재위 기간 처음 미국을 방문했던 1939년을 언급하고 당시 "유럽에서는 전체주의 세력이 확산하고 있었고, 미국이 자유 수호를 위해 우리와 함께하기 이전 어느 시점에, 우리의 공동 가치가 승리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서 있지만, 그 가치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찰스 3세의 이번 연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더욱 나빠진 나토 내 분열을 봉합하고 미국과 우호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지난 2월부터 이란을 공격한 미국은 영국 등 나토 동맹국들이 군사 지원은 물론 공습에 필요한 기지 제공조차 거부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1일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미국을 나토에서 탈퇴시키는 방안을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며 "재고의 여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나토에 결코 흔들린 적이 없다"며 "나는 항상 그들이 종이호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참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 3세는 미국과 영국 관계가 이란전쟁으로 멀어진 점을 의식하여 "트럼프가 지난해 가을 영국 국빈 방문 중 말했듯, 미국과 영국 사이의 친족과 정체성의 유대는 값을 매길 수 없고 영원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찰스 3세는 유럽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정책과 반대로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추구하는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서양 동맹'을 강조하면서 "대서양의 깊은 곳에서 비극적으로 녹아내리는 북극의 빙하에 이르기까지"라는 표현을 썼다. 동시에 미국의 자연유산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세대는 중대한 자연 시스템의 붕괴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동맹이 유럽과 영연방, 그리고 전 세계의 파트너들과 함께 우리의 공동 가치를 계속해서 수호하기를, 그리고 점점 더 내향적으로 되자는 촉구를 우리가 외면하기를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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