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번 못 와본 시한부 어머니에게 한 달의 선물… 관광이 가족의 시간을 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9 09:01   수정 : 2026.04.29 09:01기사원문
제주관광공사 사연 접수 후 지원
동백마을 '동백언우재' 무상 제공
가족 5명 3월 29일~4월 25일 체류
카름스테이로 마을 일상 함께 경험
"관광 통한 사회공헌 확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평생 제주에 한 번 와보지 못했던 시한부 어머니에게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한 달이 선물됐다. 제주관광공사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가족의 간절한 사연에 응답하면서다. 관광이 소비와 방문을 넘어 한 가족의 마지막이 아닐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품은 사례다.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초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사연을 바탕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와 가족에게 제주 한달살이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사연은 딸이 보낸 글에서 시작됐다. 딸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어머니가 제주에 한 번도 와보지 못했고 평생 자식들을 위해 일하다 큰 병을 얻었다고 전했다. 병원으로부터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말을 들은 뒤 평소 제주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던 어머니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을 선물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사연의 취지와 절실함을 검토한 뒤 카름스테이 운영 마을인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의 체류 공간 '동백언우재'를 한달살이 숙소로 무상 제공했다. 해당 가족 5명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25일까지 약 한 달간 제주에 머물렀다. 가족은 제주의 자연을 둘러보고 동백마을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카름스테이는 제주의 마을 자원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방문객이 관광지를 스쳐 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의 삶과 이야기, 마을의 시간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도록 기획됐다. 이번 가족이 머문 신흥2리 동백마을은 2023년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인증한 최우수 관광마을이다. 마을 공동체 문화와 주민 환대가 살아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번 지원이 관광을 통한 사회공헌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관광은 보통 이동과 소비, 숙박과 체험으로 설명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애 처음이자 가족이 함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체류 공간과 주민 공동체가 결합될 때 관광은 돌봄과 회복의 의미도 가질 수 있다.



가족은 한달살이 기간 동안 제주 곳곳을 둘러보고 동백마을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일상을 보냈다.
여행이 짧은 방문에 그치지 않고 마을에 머무는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정서적 안정과 회복의 시간이 됐다는 설명이다.

사연을 접수한 딸 박모씨는 "어머니께서 평생 한 번도 오지 못했던 제주에서 한 달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다"며 "따뜻하게 맞아주신 동백마을 주민들과 기회를 만들어준 제주관광공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카름스테이는 지역과 관광객이 상생하는 모델이자 관광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관광 기반 사회공헌을 지속 확대해 지방공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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