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4분의 사투"..온병원 뇌혈관센터, 24시간 응급시술시스템 가동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0:01   수정 : 2026.04.29 10: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뇌졸중(뇌혈관질환)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3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 수는 매년 늘어나 연간 60만 명을 넘어섰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지주막하출혈(SAH)은 발병 후 전문적인 의료 처치가 이루어지는 초기 4분이 생사를 가르는 '초응급'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응급실에서 수술이나 시술 중 사망이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법적 설명을 듣고 겁을 먹거나 막연한 기대감에 멀리 떨어진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으로의 전원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허비되는 시간 동안 환자는 재출혈이나 뇌부종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지곤 한다.

부산 온병원 뇌혈관센터(센터장 최재영·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러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혈관중재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 2명(최재영 과장, 김수희 과장)을 배치, 24시간 응급 시술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온병원에 따르면 뇌혈관센터의 지주막하출혈(동맥류 포함) 치료 건수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3년 31건에서 2025년 45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벌써 9건을 기록해 누적 119건의 성공적인 시술 결과를 냈다. 이는 대학병원 못지않은 숙련도와 신속한 시스템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3월 말, 예식장에서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를 느끼며 쓰러진 60대 남성 A씨가 119를 통해 온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 내원 당시 혈압이 200mmHg를 넘나드는 위급한 상태였으며, 검사 결과 뇌 기저부 전반에 지주막하출혈이 확인됐다. 뇌혈관센터 김수희 과장(신경외과전문의)은 즉시 뇌혈관조영술(TFCA)과 코일 색전술을 시행했다. 전교통동맥(A-com)에 발생한 동맥류에 총 5개의 코일을 정교하게 안착시켜 혈류를 완벽히 차단했다. A씨는 시술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19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목욕탕에서 장시간 머문 후 '머리가 터지는 듯한' 벼락 두통을 느낀 70대 여성 B씨도 온병원을 찾았다. 혈관 상태가 좋지 않고 동맥류 입구가 넓어 일반적인 코일 삽입으로는 이탈 위험이 큰 고난도 사례였다. 의료진은 혈관에 지지대 역할을 하는 스텐트를 먼저 설치한 후 그 안으로 코일을 채워 넣는 '스텐트 보조하 코일색전술'을 시행했다. 시술 후 잠시 뇌부종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철저한 약물 조절로 위기를 넘겼으며, 현재는 전문 재활을 통해 일상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급식소에서 근무 중 실신한 50대 여성 C씨도 왼쪽 전교통동맥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았다. 응급 시술을 통해 10개의 코일을 삽입하여 혈류를 차단하던 중, 오른쪽 중대뇌동맥에서 아직 터지지 않은 또 다른 비파열성 동맥류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의료진은 응급 상황을 먼저 해결한 뒤, 환자가 안정을 찾은 한 달 후 예방적 시술을 추가로 시행해 두 개의 '시한폭탄'을 모두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전국적으로 뇌혈관 질환에 대한 개두술(머리를 여는 수술)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혈관 내로 접근하는 혈관중재술(색전술 등)의 비중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문 인력의 24시간 대기 여부다.

온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은 "최근에도 한 70대 여성 환자의 보호자가 '시술 도중 사망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학병원 전원을 선택했으나, 이동 중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당한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며 "지주막하출혈은 설명 의무에 따른 위험 고지보다 현장에서 즉시 시술에 들어갈 수 있는 의료진의 결단과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뇌혈관센터는 지역 응급 의료의 보루로 24시간 전문의 상주 체계를 통해 '전원 중 사망' 없는 지역 사회 안전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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