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7명중 1명 '그냥 쉰다'.. '고용절벽' 앞에 선 청년들

파이낸셜뉴스       2026.04.30 06:00   수정 : 2026.04.30 11:50기사원문
재경부, 악화된 청년고용 지표 종합 공개
실업이나 '그냥 쉬는' 2030인구 171만명
악화일로 청년 고용률은 23개월 연속 하락
정부 첫 청년 일자리대책 '청년뉴딜' 내놓아
청년 10만명 일경험, 공공일자리 준다지만
일회성 정책, 고용난 구조적 해법으론 부족



[파이낸셜뉴스] 인구구조와 산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 위협받고 있다. 정부도 지금과 같은 청년층 고용 악화의 현실은 개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이며, 국가와 사회 차원의 총체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29일 정부가 청년 10만명에게 직업훈련과 공공일자리 등을 제공해 새로운 출발을 하도록 도와주겠다면서 '청년 뉴딜 추진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본예산 이외 4월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8000억원을 편성했고, 이를 올해 안에 투입한다. 이렇게라도 청년들이 사회에 더 진출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마중물을 대 주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실업과 '그냥 쉬는' 2030청년 171만명


이날 정부가 함께 공개한 자료만 봐도 청년 고용 상황은 심각한 지경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실업 또는 '그냥 쉬고' 있는 20~30대 청년 인구는 171만명에 이른다. 20~30대 전체 인구(1253만명) 7명 중 1명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거나 쉬었음,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구체적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경제활동을 중단한 채 '그냥 쉬고 있는' 20~30대 청년들도 72만명에 이른다.

재정경제부와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 1·4분기 기준 청년(15~29세) 고용률은 43.5%로 전년동기대비 1.0%p 떨어졌다.

지난 3월 청년 고용률은 43.6%로 전년 동월보다 0.9%p 하락했다. 2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핵심 취업연령인 20대 후반도 고용률이 70.6%로 전년 동기보다 0.6%p 하락했다.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청년 고용의 추세적 악화가 확인된다.

청년 고용률은 2022년이 46.6%로 가장 높았다. 2015~2020년은 연평균 42.2%에 그쳤고, 2021년 44.2%로 조금씩 살아났다. 이어 2022~2024년 46%대를 유지하다고 지난해 45%로 꺾인 이후 계속 하락 흐름이다.

20대 후반 고용률은 2015~2020년 69.3%에서 2021년 68.5%로 주춤했다. 2022년 71.4%에서 2023년 72.3%, 2024년 72.5%로 소폭 올랐다가 2025년 71.8%로 꺾였다. 올 1·4분기는 70.6%로 더 떨어져, 이런 수준이면 올해 고용률이 70%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쉬었음' 청년, 올 45만명으로 더 늘어


실업률로 보면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다시 반등세다. '쉬었음' 청년도 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2016~2018년 9.7%에서 10년새 5%대까지 내려갔다. 2020년 9.0%, 2021년 7.8%, 2022년 6.4%, 2024년 5.9%로 하락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6.1%로 다시 올랐다. 올 1·4분기는 7.4%로 상승했다.

청년 '쉬었음' 인구도 경제 상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2019년 36만명에서 2020년 44만8000명으로 1년새 8만명 이상 늘었다. 이후 소폭 하락하다가 2023년부터 40만명대가 이어지고 있다. 올 1·4분기에는 45만2000명으로 2020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업 또는 그냥 쉬고 있는 20~30대 청년 인구는 171만명에 이른다.

그중 20대 실업자는 26만명, 30대는 19만명이다. 이들은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거나 지난 1주일간 일이 없었던 경우다.

취업자와 실업자가 아닌데 일할 의사 또는 구직활동 등이 없는 비경제활동 인구는 20대가 207만명, 30대가 11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 지난 1주일 주된 활동이 '쉬었음'인 20대가 43만명, 30대가 30만명에 이른다.

취업학원과 훈련기관 등을 다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는 38만명, 30대는 16만명으로 집계됐다.

AI에 산업침체로 양질 일자리 줄어


이같은 청년 고용난은 개인의 문제로 볼 상황은 지났다. 큰 틀에서 국가와 사회 차원의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도 같은 생각이다.

이주섭 재경부 민생경제국장은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기회가 덜 돌아가고, AI 등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 역량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개인이 풀어가야할 문제를 넘어 국가와 사회 차원의 총체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정부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 고용난은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AI)·자동화로봇 등 첨단기술의 급속한 인력 대체,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 감소,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와 고학력 청년의 대기업 선호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칭, 적은 양질의 일자리를 놓고 세대간 구직 경쟁 심화 등 원인이 복합적이다.

직업 훈련, 일 경험과 같은 정부 청년고용 정책이 청년들에게 취업시장 진입을 위한 일시적 촉매제 역할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AI 전환 등 산업 구조 변화와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제조·건설·정보기술(IT)·서비스업 등의 구조재편, 고령세대 재고용 및 향후 정년연장에 따른 세대 간 일자리 충돌 등으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는 검증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경직된 상태에서는 청년 신규 고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일회성 일자리, 직업훈련비 등으로 현금을 뿌리는 단기성 정책보다 청년들이 일할 만한 일자리를 만드는 근본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 구조 전환에 맞춰 제조·건설, IT, 서비스, 콘텐츠 등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산업을 활성화하는 법·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중장기 안목에서 국가 주도의 미래 산업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들의 국내 투자에 더 많은 혜택을 줘 양질의 일자리가 더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청년 고용유발 효과가 높고, 많은 일자리가 되고 있는 K콘텐츠와 관광·문화 서비스 등과 같은 산업 육성, 관련 인프라 투자에 정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준혁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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