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가감속 대신 30㎞ 관성운행"… 전력피크 낮추는 경제운전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8:11   수정 : 2026.04.29 18:10기사원문
SR, 중동발 에너지 위기 선제 대응
기장별 전력사용 데이터 분석해
구간특성 반영한 운전법 표준화
인적 편차 줄이고 관리체계 구축



중동전쟁 여파로 에너지 불안이 장기화되며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 '경계' 단계를 격상한 가운데, 철도 운영 현장에서도 전력 절감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SRT 운영사 SR은 고속열차 기장의 운전 방식을 최적화하는 '경제적 표준운전법'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며 정부의 절약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29일 SR에 따르면 2025년 SR의 총 전력 사용량은 340GWh로 이 가운데 94.7%(322GWh)가 열차 운행에 사용됐고, 나머지 5.3%(18GWh)는 역사 운영에 쓰였다.

이는 인구 20만명 규모 도시의 연간 가구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력 사용의 대부분이 열차 운행에 집중된 만큼 운전 방식 개선이 에너지 절감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SR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SRT의 특성을 고려해 '최대 수요 전력'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요금 체계는 연중 전력 사용이 가장 높은 구간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산정하는 구조로, 피크 전력 관리가 중요한 운영 지표로 작용한다. 현재 SR 관리구간의 최대 수요 전력은 1만6032㎾다. SR은 전력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서 선제적인 관리에 나서는 한편 구간별 특성을 반영한 경제운전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이는 데 있다. 고속열차는 신호 시스템이 통제하는 속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비상제동이 작동하며, 이후 정상 속도로 복귀하기 위한 재가속 과정에서 추가 전력이 소모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는 구조다. SR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장 교육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속도 유지와 예측 운전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선로의 구배(경사)와 곡선 등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 운전이 중요하다.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기보다 가속 이후 관성으로 주행하는 '타력 운전'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타력 운전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약 20~30㎞까지 주행이 가능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운전 방식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크루즈 모드'도 운전 효율 측면에서 재검토 대상이다. 목표 속도 유지에 초점을 둔 자동 제어 방식은 선로 조건과 무관하게 가·감속을 반복할 수 있어 전력 소모를 늘릴 수 있다. 반면 선로의 기울기와 저항을 고려해 가감속을 최소화하고, 내리막 구간에서 타력 운전을 활용하는 방식은 전력 사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 같은 운전 방식은 승차감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잦은 가감속은 열차의 종방향 진동을 유발해 승객이 느끼는 불편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부드러운 가감속과 타력 중심 운행은 소음과 진동을 줄여 보다 쾌적한 이동 환경을 제공한다.

SR은 기장별 운전습성에 따른 전력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경제적 표준운전법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열차운전안내장치를 개선해 인적 편차를 줄이고, 시스템 기반으로 전력 피크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SR은 지난달 20일 전사 중동상황 장기화 우려로 발령된 자원안보위기경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 '에너지 비상저감조치 결의대회'를 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조명기기 효율적 사용 △적정실내온도 준수 △대중교통 이용 및 엘리베이터 합리적 운영 등 생활 속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이달 8일부터는 승용차 2부제를 운영하며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관용·업무용 차량을 포함해 임직원이 출퇴근 시 이용하는 경차,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10인승 이하 승용자동차면 2부제 적용 대상이다.

정왕국 SR 대표이사는 "에너지 관리를 통해 국가적 에너지 위기 극복에 기여함은 물론, 운영비 절감을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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