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에 기술·자금 전방위 지원… 대규모 실업 막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8:13
수정 : 2026.04.29 18:12기사원문
(2) KAI
항공기 부품 조립 기업 미래항공
KAI 지원으로 구조조정 늪 탈출
로봇 자동화 기술 무상이전 받아
생산성 40% 올리고 불량 80%↓
김태형 대표 "사업 확장 꿈 날개"
항공기 부품 조립 및 기계가공 기업인 미래항공의 김태형 대표(KAI 제조분과협의회 회장)의 목소리엔 절박했던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항공기 부품 기계가공·조립 전문기업 미래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회생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KAI-미래항공 협력 모델을 발표했다.
29일 김 대표는 경남 사천 미래항공 공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항공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고용 유지를 위해 유급휴가 급여를 법정 기준인 70%가 아닌 90%까지 지급하며 버텼지만, 사실은 4대 보험조차 납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며 이같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당시 지방자치단체가 4대 보험 부담을 분담하고, 정부와 KAI가 여러 방면으로 지원해 항공업계가 제조 핵심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항공업 인력의 30~40%가 구조조정 당한 것을 감안하면 '구원의 손길'과 같았다. 그는 "물량이 늘어나는 지금의 국면에서 당시 KAI의 지원으로 인력을 유지한 것이 큰 혜택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KAI는 2020년 100억원 규모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고, 올해 22억원을 추가 출연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 재원을 만들어 지원키로 했다.
KAI는 보유한 로봇 자동화 기술(드릴링·라우팅·사상·폴리싱·리벳팅 등)을 미래항공에 무상으로 이전하고, 2023년 R&D 자금 약 4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경영위기기업 긴급 운영자금 15억원과 장비 투자비 25억원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기계가공 장비 2대가 도입됐다.
KAI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 자체자금으로 미래항공을 포함한 9개 업체에 109억원을 1% 이하 금리로 대출해주며 장비 구매를 지원했다.
그는 "KAI의 지원 이전에는 항공기 기체 리벳팅 공정에서 작업자의 숙련도와 작업 환경에 따라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자동화 기술 도입 이후 불량률이 약 80% 감소했고, 생산성 또한 약 40%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기술이전 과정에서도 KAI 기술지원팀의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방문·점검을 통해 안정적인 사후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드론·위성 분야 진출 추진"
현재 미래항공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 대비 약 100% 수준까지 회복됐다. 매년 약 3~4% 수준의 고용 확대를 통해 생산성과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주 물량으로 인해 생산 캐파(여력)를 100% 상회하는 수준의 생산을 하고 있다"며 "확보된 여유 캐파를 활용해 향후 항공기 부품 수출과 드론·위성 분야로의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에는 현실적인 벽이 존재한다.
드론·위성 등으로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 특수소재 가공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장비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문제는 자금이다.
김 대표는 "위성 부품을 가공하려면 대당 20억~30억원에 달하는 장비가 필요한데, 은행에서는 기계 담보를 35% 정도밖에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 프로그램이 있어도 정작 중소기업 한 곳이 100만원을 빌리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해법은 KAI가 1~2%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협력업체의 장비 구매를 지원하고, 그 장비로 생산한 물량을 발주하는 구조다.
KAI가 글로벌 메이저급 완제기 업체가 아닌 만큼 중소 협력사가 기술력으로 일정 부분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그러려면 장비 투자에 대한 금융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논리다.
gg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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