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봉쇄 준비" vs "군사 강화"... 내부 출혈에도 극한 치킨게임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8:27   수정 : 2026.04.29 18:27기사원문
군부세력 커진 이란, 의견조율 차질
허가 받은 日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해 장기 해상 봉쇄 준비를 지시했다. 이란은 군부 입김이 커진 상황에서 군사 대비를 강화했다. 이란이 며칠 내로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새로운 종전 수정안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는 장기 해상 봉쇄 준비를 지시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과 자금 흐름을 틀어쥐어 핵 포기를 강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는 폭격 재개나 철수보다 봉쇄 유지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란이 '모든 핵 활동 해체'를 수용할 때까지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이 붕괴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며 봉쇄 효과를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도 "봉쇄로 이란이 원유를 팔지 못하고 저장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봉쇄 장기화는 부담도 적지 않다. 전쟁 장기화와 해협 긴장이 경제에 타격을 주고,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그럼에도 트럼프와 국가안보팀은 최소 20년간 핵농축 중단과 관련 제한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 정치권이 휴전 이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미 협상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의회 다수는 협상팀을 지지하고 있지만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높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쟁 이후 공개 활동을 중단한 상태로, 지도부 내 의사결정과 조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통행료 부과, 우라늄 농축 권리 유지 등을 담은 종전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CNN은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수정안을 곧 제출할 것으로 보도했다.

군사적 긴장도 여전하다. 이란군은 "전쟁이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표적 목록을 재설정하고 전시 수준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출구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다. 미 정보기관들은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할 경우 이란의 대응을 분석하고 있다. 군사력 축소와 승리 선언이 결합될 경우 이란이 이를 자국 승리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이날 오전 7시께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 코산 소유의 파나마 선적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이데미쓰 마루호'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 공해로 빠져 나갔다.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유조선이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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